만화 `식객`에도 소개된 명동의 유서 깊은 곰탕집 하동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첫 회동은 곰탕집에서 이뤄졌다. 두 수장이 마주한 것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고용에 두 기관장의 대화가 시작됐다. 현 부총리와 김 총재는 우리 경제정책의 목표가 일자리 창출에 있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경기회복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하반기 경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예의주시하자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먼저 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 참석한 이야기로 운을 뗐다. 현 부총리는 “총재님 뵙고 OECD 대사로 계셨으니까 갔다 온 얘기도 좀 하고 싶고 해서 만났다”며 “OECD 총장을 만나 우리 고용률 조기달성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최근에는 경제위기 때문에 거시정책 등에 관심이 높지만 따져 보면 OECD 이야기를 잘 듣고 우리 이야기를 잘 전해주고 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며 “잘 하셨다”고 화답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 2월 소셜폴리시(OECD 보고서) 내용 중 상당 부분이 박근혜 정부 정책과 비슷했다”며 “고용률을 높이고 특히 과거와 달리 성장률을 목표로 하지 않고 고용률을 높이는 데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용률을 높이는 게 어려운 과제니까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고용률 높이는 데 여성의 참여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에 “여성의 참여 없이 고용률을 높이기 어렵고 소득수준 높이려고 해도 여성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단기적인 정책으론 안 된다”고 동의했다.
대내외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도 인식을 공유하고 정부와 한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엔저`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국제논의 과정에서 양적완화의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내적으로는 하반기 물가안정을 바탕으로 경제회복세가 보다 가시화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비롯해 투자, 수출,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정책패키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은은 기술형 창업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지원을 충실히 시행해 정부를 돕겠다고 전했다.
현 부총리와 김 총재는 비공개로 진행된 조찬을 마치고 식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방향 관련해 일자리 창출을 경제목표로 하는 게 잘 선정된 정책목표라는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김 총재와의 만남을 계속 갖겠느냐는 질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시간이 맞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와 한은의 긴밀한 공조 노력을 위해 기재부 1차관과 한은 부총재 간 매월 1회 진행하는 `거시경제협의체` 활성화에도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