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제는 밀월 관계…

애플만 나홀로 반사이익 효과 갈수록 반감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하기로 하면서 애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SK하이닉스·도시바 등으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해 저장 용량별로 가격대가 다른 아이폰·아이패드를 판매하면서 고수익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를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하면서 고정거래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애플 수익 구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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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S4에 SK하이닉스 모바일 D램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3000만~4000만개의 모바일 D램 구매를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갤럭시S4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1억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하반기 모바일 D램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부품 공급 부족 사태는 판매 전략에도 치명적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사 SK하이닉스에 전격적으로 손을 내민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시장 빅2 삼성전자와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애플은 낸드 플래시로만 200억달러 가까운 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반도체로 가장 많은 실익을 챙긴 업체로 꼽힌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애플 거래로 2~3%의 낮은 수익률밖에 내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을 총 2억3000만대가량 판매했다. 각 제품은 16GB, 32GB, 64GB의 저장 용량별로 100달러씩 비싸게 팔렸다. 지난해 8GB 낸드 플래시 연평균 고정가격이 4.63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원가는 16GB 10달러, 32GB 20달러, 64GB 4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은 낸드 플래시 원가보다 7~10배 수준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삼성전자로서도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시장 맞수인 애플 압박에 효과적이다. 부품사업부(DS) 수익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업체들이 신제품 콘솔 게임기를 출시하는 것도 애플에 부정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콘솔 게임기 수요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최근 7년 만에 플레이스테이션4를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박스 원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의 D램 탑재량은 8GB로 전작(512MB) 대비 16배 늘었다. 과거 판매량의 절반 수준만 달성해도 전체 D램 수요의 3~4%를 차지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팀장은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로 고수익을 챙기는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며 “향후 국내 반도체 업체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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