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경쟁사, 한국 추격 의지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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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국 독주 체제다.`

삼성·LG전자가 70인치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하반기에, 초고선명(UHD) OLED TV를 내년께 전격 공개하는 것은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사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 기업은 특히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강력한 특허를 다수 확보해 단기간에 경쟁사가 따라오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TV경쟁사, 한국 추격 의지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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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V경쟁사, 한국 추격 의지 꺾었다

이번 상황은 1980~1990년대 소니 등 일본 기업과 우리 기업 간 기술적 차이에 비유한다. 당시 우리 기업이 일본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동안 일본 기업은 차기작을 먼저 공개하며 우리 기업의 진을 뺐다. 대기업 출신 TV업계 모 임원은 “10여년 전만 해도 일본 기업은 1년이 멀다하고 신기술을 공개해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며 “허겁지겁 쫓아오고 있는 중국 기업이 지금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TV시장에서 1·2위를 달리지만 사실 기술적 차별점은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OLED TV는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OLED TV 개발 현황을 보면 우리 기업은 작년 1월 미국소비자가전쇼(CES)에서 풀HD OLED를 처음 공개했다. LG는 올 1월 출시했고 삼성도 이달 내놓는다. 해외업체로는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올 1월 CES에서 UHD OLED TV를 공개했지만 업계에서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상용 시점을 2015~2016년으로 본다. 중국 업체의 OLED TV 공개와 출시 시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업체들이 OLED TV 개발에 1조에서 3조원 정도를 소요한 것으로 안다”며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일본·중국 업체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TV산업에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올해 화두는 UHD TV다. 84~85인치 대형 UHD TV를 작년과 연초 LG전자·소니·삼성전자가 연이어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55·65인치 보급형 UHD TV를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하지만 UHD TV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UHD는 콘텐츠(방송 프로그램)와 송출을 담당하는 방송사가 받쳐줘야 한다. 3D TV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부재는 시장 확산에 걸림돌이다. 반면에 OLED TV는 콘텐츠에서 자유롭다. 업계 한 관계자는 “UHD TV가 풀HD와 비교해 분명 기술적 우월성은 있지만 콘텐츠 개발사와 방송사가 보조를 맞춰주지 않으면 활성화가 힘들다”며 “오히려 UHD TV보다 OLED TV 잠재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OLED TV `가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장이 열려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면 가격 인하가 가능하지만 단기간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UHD TV 확산을 위해서는 3000달러 안팎에서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55인치 OLED TV를 1100만~1200만원(약 1만달러·평면 기준)에 판매 중이다.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가 LED TV와 비교해 가격적 이점이 아직 크지 않다”며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의 시장성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표】차세대 TV 출시 추이

※자료:각사 및 업계(올해까지 OLED TV는 풀HD)

【표】OLED TV 시장전망(단위:천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


김준배·문보경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