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 애플의 기업 보안을 엿본다

애플 시제품엔 일련번호가 레이저로 새겨지고 아이트랙(iTrack) 감시 시스템이 작동한다. 시제품을 누가 어디에서 갖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애플 기업 보안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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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애플 설립 초기부터 기업보안에 집중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8일 전직 애플 근무자 입을 빌어 `비밀의 왕국` 애플 보안의 실체를 파헤쳤다.

애플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기자에게 어떤 신제품 정보도 흘리지 않는다. 1970년대 애플 설립 초기부터 최근까지 근무했던 직원들은 크던 작던 보안 유지에 스티브 잡스만의 방식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77년 애플이 처음 설립됐을 때 사무실 로비에 `느슨한 입술은 배를 침몰시킨다(Loose lips sink ships)`는 슬로건이 붙어있었다. 잡스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기업 보안에 집중했다.

애플에 비밀유지는 기업 문화 그 자체다. 애플은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보안=기업 운명`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중요 프로젝트가 결정되면 기업 보안팀은 감시 강도를 높인다. 아주 사소한 규정을 위반하면 바로 해고되거나 팀에서 제외된다. 그렇다고 `공포`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애플에서 보안은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규칙이다.

애플 직원은 회사 밖에서도 보안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 한 애플 직원은 정부비밀기관에 일하는 것처럼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내에게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끼리도 무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지 묻지 않는다. 애플 직원들은 주로 개인적인 내용이나 회사 외부 이야기를 한다.

시제품 관리도 철저하다. 애플은 시제품마다 일련번호를 레이저로 새긴다. 아이트랙이라는 중앙감시시스템이 시제품의 이동을 전부 파악한다. 물리적 보안 수준도 매우 높다. 시제품은 사용되지 않을 때는 언제나 잠겨있다. 시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매우 제한적이다. 직원들은 서로 어떤 업무를 하는 지 알 수 없다.

강력한 보안에도 애플은 2010년 실리콘밸리 한 술집에서 아이폰4를 잃어버렸다. 두 명의 20대 청년이 이를 입수한 후 IT 전문 블로거인 기즈모도에 5000달러에 판매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신제품 비밀이 유지되지 않아 골치를 썩고 있다. 폭스콘 등 수백 개가 넘는 협력 업체에서 정보가 샌다. 애플 신제품 정보는 투자자와 액세서리제조사 등에 큰 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빼돌리려는 시도가 거세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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