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상황이라고 해서 과학기술 분야의 긴축재정을 펼치는 것은 썩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해 놓으면 나중에 투자대비 10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케파트 미국 일리노이 가속기 연구센터(IARC) 센터장은 “기초과학 분야 투자야말로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생성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IARC는 미국 페르미 입자가속기 연구소 산하 기관이다. 기초과학 분야 가속기 관련 기술을 에너지, 환경, 물, 의학, 국가안전 등 분야에서 응용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오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예산은 미국 에너지국(DOE)과 일리노이 주정부가 댄 자금 2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7000만달러가 투입된다.
케파트 센터장은 “현재 전 세계에 널려있는 3만개의 가속기 가운데 불과 몇 %만이 기초연구에 쓰인다”며 “대부분은 디지털 카메라나 IC칩 등에 쓰이는 부품을 만드는 데 가속기가 활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동차 엔진룸을 열어보더라도 내열 부품 대부분이 가속기 빔으로 처리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케파트 센터장은 가속기를 이용한 산업적 부가가치가 연간 500조원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가속기가 일상 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주장이다.
케파트 센터장은 “연구센터는 국립연구소와 산업체 간 연결고리를 갖고 기술을 이전하는 등의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중앙정부와 주정부, 인근 기업인들이 힘을 모아 파트너십을 갖고 비즈니스를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케파트 센터장은 “미국 아르곤 원자력연구소나 일본, 독일 등의 연구소 등도 경쟁적으로 가속기를 이용한 연구를 한창 진행 중”이라며 “중국도 란소에 중이온 가속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 가속기 연구소에서 사업화를 위해 만든 기관은 일리노이 센터가 처음입니다. 산업체와 국립연구소 간 기술이전 체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