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패권 전쟁
지난 2011년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OS는 구글 검색창을 기본으로 스마트폰 첫 화면에 띄우는 반면,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창을 보려면 복잡한 설정을 거쳐야 했다.
구글이 휴대폰 제조사에 다른 업체 검색을 쓰지 못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다.
한국내 웹 검색에서 2~3% 정도 점유율에 그쳤던 구글은 모바일에선 15% 안팎의 점유율을 보이며 2위 다음을 추격했다. 유선에선 70%가 넘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도 모바일에선 50% 대로 내려앉았다.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국내 포털은 다급했다. OS를 쥔 구글의 시장 지배력 확장을 막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컸다.
2년이 지난 지금, 시장 지배구도에 큰 변화는 없다.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이 모바일 시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어느 정도 시장을 방어한 셈이다.
그러면서 인터넷 업계는 안드로이드의 지배를 우회할 다른 카드를 들고 나왔다. 폰꾸미기 수요를 겨냥한 스마트폰 론처다.
론처는 스마트폰 화면과 아이콘 등을 구성하고 배치하는 앱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취향과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폰을 꾸미는 론처가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NHN·다음·카카오 등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이 잇달아 론처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에선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첫 화면에 친구 업데이트와 메시지 등을 보여주는 `페이스북홈`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OS의 지배력을 우회해 직접 사용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사용자가 늘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지만, 플랫폼 보유 업체의 정책 변화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대형 서비스 업체들의 고민을 반영한다.
NHN의 모바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도돌런처`나 카카오의 `카카오홈`을 설치하면 자사 서비스를 한데 모은 폴더가 첫 화면에 생긴다. 도돌런처의 경우 검색창도 네이버로 바뀐다. 스마트폰 OS 보유 업체가 가진 통제권을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이 투자한 버즈피아는 론처를 앱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모두 폰꾸미기를 매개로 모바일 사용자와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람 캠프모바일 대표는 “스마트폰은 정체성의 연장이며 제2의 미니홈피”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폰꾸미기 보다는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SNS 기능을 휴대폰 전면에 내세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잠금 화면에 친구의 새 소식이 올라오고, 첫 화면에서 바로 페이스북 메신저로 친구 메시지를 확인하고 회신을 보낼 수 있다.
휴대폰 자체가 페이스북 전용 폰으로 바뀌는 셈이다. 7억5000만명의 모바일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카카오도 첫 화면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고, 친구 소식을 확인하는 기능을 넣었다. 페이스북홈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두 서비스는 소통과 교류가 주기능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폰꾸미기가 커뮤니케이션 만큼 보편적 수요로 자리잡을 지는 미지수다. 론처 사용시 배터리와 성능 저하 문제도 아직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