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허브로 거듭나는 실리콘밸리

미국 정부의 제조업 U턴 전략에 힘입어 실리콘밸리 인근이 `제조업 르네상스` 관문으로 자리 잡는다.

20일 AP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Fremont)에 제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몬트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중간 지점에 위치한 산업 도시다. 백악관의 제조업 U턴 전략에 힘입은 프리몬트는 면세 혜택과 신속한 규제 절차, 실리콘밸리 기업의 고급 인력이 더해져 미 제조업 부흥의 거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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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사모터는 프리몬트에 약 3000명의 임직원을 두고 매주 400개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태양광 패널 업체 솔라리아가 대표적이다. 몇 년 전 10명에 불과하던 테슬라 직원은 올해 3000명에 육박한다. 이곳에서 일주일에 400대 이상의 전기차를 만들어낸다. 스페인 최대 태양광 업체 솔라리아는 유럽 수출 패널을 이곳에서 생산한다.

프리몬트 소재 전지 기업 오르자프로토닉스의 산지브 말호트라 대표는 “중국 아웃소싱은 생산 비용은 아꼈지만 품질이 나빠 결과적으로 돈이 더 드는 역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프리몬트는 환경 기술 관련 기업에 2~5년의 면세 혜택을 준다. 도시의 110여개의 제조 기업 중 약 30개가 친환경 기술 기업인 이유다.

실리콘밸리 인근이란 이점과 개방적 이민 프로그램의 힘도 크다. 프리몬트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다문화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50%의 거주자가 아시아에서 왔으며 14%는 라틴아메리카 계통이다. 소닉매뉴팩처링에 근무하는 엔지니어 파민더 다리왈은 “다양한 인종이 융합한 용광로 같은 도시라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며 “모든 것이 개방돼 있고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혼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실리콘밸리의 애플과 인텔은 세상을 바꾼 혁신 기업들이지만 제품을 해외에서 만든다는 것에 적잖이 실망했다”며 “놀라운 제품이 생겨나는 이곳에 우리는 제조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리몬트는 제조업 유치를 위해 도시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관련 예산은 2600만달러(약 291억원)에 이른다. 더 원활한 교통 수단 제공을 목적으로 고속철도 역도 짓는다.

프리몬트는 한때 잘나가는 공장 지대였다. 50년 전 GM 공장이 문을 열었지만 1982년에 문을 닫았다. 2년 후 도요타와 합작사로 다시 돌아왔다가 2010년 폐쇄됐다. 당시 4600여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잃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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