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리암, 윈텔을 위협한다

모바일 시대 새강자 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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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리암, 윈텔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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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같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연합 `윈텔` 진영에 위기감이 감돈다. 모바일 혁명 때문이다. 리눅스 기반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와 저전력 칩 ARM 진영을 뜻하는 `리암`이 IT 시장을 새롭게 재편했다. 이미 개인용 컴퓨팅 시장의 절반 이상을 리암 진영이 장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슈분석]리암, 윈텔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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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기는 빠른 속도로 PC 시장을 잠식한다. 안드로이드는 개방성과 다양성을 무기로 발표된 지 6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70% 이상을 점유했다. 스마트패드 시장에서도 곧 애플을 따라잡을 기세다. 세계 모바일 기기 열에 아홉은 ARM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PC 사업이 매출 과반을 차지하는 인텔이 직격탄을 맞았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마이크로소프트도 PC 시장 침체와 함께 영향력을 잃어간다. 모바일 혁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위기의식이 팽배하면서 두 회사는 자구책 마련에 고심한다.

◇PC 시장 침체, 윈텔에 암운 드리워

최근 인텔이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기반 노트북과 스마트패드 시장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인텔은 전통적 우방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면서 윈텔 동맹에 금이 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RM 칩 기반 OS `윈도RT`를 내놓았다.

최근 나온 각종 수치 자료가 양 사 독자 행보의 이유를 설명한다. 올해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줄었다. 사상 처음 두 자릿수 하락으로 2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인텔 매출은 3분기 연속 하락했고 순익은 25% 급락했다.

윈도8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은 시장 예측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실적 이월과 할인판매, 비용 감소 노력에 힘입은 일시적 성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획기적 반전이 없는 한 이번 매출 실적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ARM은 꾸준히 고공 성장을 이어간다. 올해 1분기에 매출은 26%, 순익은 44%나 성장했다. ARM 아키텍처 기반 칩 제조사인 퀄컴 역시 2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어지면서 전통적 PC 칩 제조사인 인텔과 AMD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퀄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며 세계 3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퀄컴 외에 여러 반도체 업체들이 앞다퉈 AP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리암, 모바일 혁명으로 시장 구도 재편

1990년 설립된 ARM이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게 된 시기는 2000년대 후반 iOS와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돌풍이 불면서부터다. 특히 안드로이드의 개방성과 ARM의 가격 경쟁력이 결합되면서 리암 진영은 급속도로 세를 불렸다.

ARM은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이는 칩 설계 기술을 가졌다. 작고 가벼우며 충전을 자주 하지 않는 모바일 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칩 설계만 하고 생산은 협력사에 맡기는 독특한 사업 방식도 사업 성장에 한몫했다.

안드로이드는 애플 장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iOS와 달리 다양한 제조사 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디자인·기능 변경이 자유롭다. 휴대 장비를 위해 개발돼 전력 제어 성능이 뛰어나다. 구글 개입 없이 개발자와 이통사가 수익을 가져가는 안드로이드 마켓 정책은 통신·제조사의 호응을 받았다.

윈텔 진영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안일하게 대처했다. 아직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짧은 시간 안에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노키아는 세계 시장 점유율 50%라는 자만심 때문에 추락했다.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시장을 장악했던 자신감이 윈텔 진영을 변화에 무디게 만들었다.

인텔은 뒤늦게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ARM과 격차가 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찍 윈도 모바일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1위지만 1위가 아닌` 두 업체가 리암 진영에 맞서 어떤 변화를 보일지가 IT 시장 최대 관심사다.

◇MS·인텔, 각자 노선 나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각자 타개책을 마련했다. 모바일 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굳게 잡았던 손은 느슨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윈도8`는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승부수다. 윈도8는 터치 기반 모바일 기기에서 더욱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삼성, 레노버, 에이서를 비롯한 글로벌 PC제조사들이 윈도8 기반 다양한 `컨버터블` 제품을 시장에 속속 내놓는다.

인텔은 모바일 사업을 위해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았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 구글과 손잡고 아톰·안드로이드 기반 200달러짜리 스마트패드를 출시한다. 삼성과 합작한 `타이젠폰`에도 꾸준히 투자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대만 TSMC 같은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인텔이 시장에 뛰어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인텔은 시스코와 파운드리 서비스 계약을 맺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 타블라, 아크로닉스와 협력키로 했다. FPGA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다.

해외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다양한 전략을 내세웠지만 판세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윈텔 동맹은 지속되더라도 중소세력으로만 존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PC 시장 출하량 변화(단위:%)

자료:IDC

인텔과 ARM 최근 세 분기 매출 변화 추이(전년 동기 대비)

자료:IDC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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