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고 24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팀 쿡과 스티브 발머 모두 기업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냉정한 시선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올 1분기 좋지 않은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18% 줄었다.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 주가는 2011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400달러선이 붕괴됐다. 최근 6개월 동안 40% 이상 빠졌다. 팀 쿡을 해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그가 수장을 맡은 이후에도 애플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팀 쿡 체제에서 애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와 61% 상승했다.
스티브 발머는 투자자에게 악인 취급을 받는다. 그가 취임한 2000년 1월 이래 MS 주가는 43% 하락했다. 주가는 반토막 났지만 발머는 성장의 일등공신이다. 발머 취임 후 MS 매출은 221% 증가한 737억달러(약 82조4850억원)까지 늘었다. 영업이익도 80% 증가했다.
늘 따라다니는 주가 부진 문제에 대해 발머는 “내가 신경 쓰는 숫자는 오로지 매출과 영업이익뿐”이라며 “주가는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으로 비난 받는 동병상련처지지만 주가가 낮은 이유는 다르다. 발머는 검색시장에서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사이 열린 모바일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고 이것이 계속해서 주가 발목을 잡았다. 주식시장은 MS가 모바일 시장에서 한동안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팀 쿡이 스티브 잡스처럼 시장을 뒤흔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할 거란 우려가 주가 하락 원인이다. 두 사람 다 단 기간 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 전망이어서 한동안 주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주가 부진 속에서도 MS가 성장을 이어온 것처럼 두 회사 모두 주주들의 비난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