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 시장 철수…미중 IT 교역 전쟁 격화 우려

美 안보 위협 의혹 제기 후 고강도 조치

중국 화웨이가 미국 시장 철수 카드를 꺼냈다, 미국 의회가 지난해 중국 기업이 미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의혹을 제기한 후 나온 고강도 조치다. 미중 간 IT 교역 전쟁 위기가 더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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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견제가 먹힌 셈이다. 중국 역시 구글과 애플 때리기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양국에서 대표 기업 수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화웨이가 미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쉬즈쥔 화웨이 부회장은 “우리는 더 이상 미국 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이 스파이 행위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위원회는 중국 기업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말고, 미국 기업 인수합병도 막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심어진 통신장비를 이용해 미국 안보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 논란으로 화웨이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넥스텔 인수 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는 세계 45개 주요 통신사와 거래하고 있지만 미국 내 부정적 시각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었다. 유럽 경쟁 기업 노텔과 모토로라 경영진을 스카우트해 미국에 연구개발팀을 꾸렸다. AT&T와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통신사와 긴밀한 협력이 목적이다. 화웨이는 미국에 1400명 직원을 두고 있으며 현지 연구개발 직원 수는 800명에서 500명으로 줄고 영업도 위축됐다.

리 산치 화웨이 CTO는 “미국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며 “나머지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날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17년까지 150억달러 수익 달성 목표를 100억달러로 낮췄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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