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최정규 교수팀, 이산화탄소 선택적 분리하는 막 제조법 개발

체로 거른 것처럼 이산화탄소(CO₂)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분리막 제조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최정규(34)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다양한 기공 구조를 지닌 물질 `제올라이트`로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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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모양과 판형 형태 모양을 지닌 CHA 제올라이트 입자 중에서 선택적으로 얇은 판형 형태 모양의 CHA 제올라이트 입자를 다공성 지지대위에 증착시켜 균일한 층으로 형성하는 개략도.

이 분리막 기술을 완성해 화력발전소나 대규모 공장 등에 적용하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 배출되기 전 단계에서 간단히 걸러낼 수 있다. 관련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소 공정 후에 주로 배출되는 물질은 이산화탄소, 질소(N₂), 물(H₂O)의 혼합물인데 `CHA`(카바자이트) 형태 제올라이트 물질은 기공의 크기가 이산화탄소보다 크고 질소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작아 혼합물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기에 적합하다.

이산화탄소보다 크기가 작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구분해서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친수성이 적은 실리카(이산화규소)로만 CHA 제올라이트 구조를 구성하면 기공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물이 통과되는 양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제올라이트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만드는 개념은 오래전에 제시됐지만 실리카 CHA(Si-CHA) 제올라이트로 `균일한` 분리막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다.

Si-CHA 제올라이트는 정육면체 형태와 납작한 형태의 입자가 섞여 있어서 분리막을 효율적으로 제조하기가 어려웠다.

최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균일한 제올라이트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Si-CHA 제올라이트에 초음파를 적용해 납작한 형태 입자만으로 층을 형성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두께가 1마이크로미터(㎛) 수준인 박막 제조, 수분 안정성 확보, 대면적화 등 제올라이트 분리막을 상용화하는 데 해결해야 할 과제를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미래부와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의 논문은 화학분야 유력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CO₂ 분리막 제조기술 개략도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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