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창조경제에 기반을 둔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핵심은 `스스로 진화하는 모델` 찾기다.
23일 출연연에 따르면 미래부는 연구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출연연발전전략 TF를 구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TF는 출연연 재부흥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바텀업 방식으로 출연연 스스로 임무를 재설정하고 국가·공공 미래기술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정립하고자 마련됐다.
출연연 발전전략은 세 팀으로 나눠 운영한다. ETRI는 `출연연 역할 재정립` 부문을, KIST는 `출연연 운영제도 개선방안`을, 생산기술연구원은 `성과 재창출`을 각각 주관해 출연연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TF의 특징은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출연연의 역할 재정립과 성과 재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에 초점을 맞췄다.
전체 총괄반장 겸 출연연 역할 재정립 부문 TF팀장은 정명애 ETRI 미래기술연구부장이 맡았다. 또 운영제도 부문은 하성도 KIST 기술정책연구소장,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 등은 최석우 생기연 미래전략본부장이 맡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TF 활동이 출연연 향후 미션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무분과에 관심이 쏠렸다. 현재는 신산업 창출을 담당하는 미래전략 기술 분과와 사회현안을 해결하는 공공연구 분과, 기술사업화·창업·일자리 창출 분과, 중소기업 지원 분과 등으로 나눠 가동 중이다.
미래전략기술 개발 분과에서는 신약 개발과 바이오화학기술, 지능형 로봇, 첨단 융·복합 장비 국산화, 첨단 기능·에너지 소재, 태양활용기술, 우주항공, 차세대 지능형 운송수단, 빅데이터 처리, ICT를 활용한 국민행복기술,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방송, 원전 해체를 비롯해 대략 15개 아이템을 보고 있다. 과제 모두 융합이 핵심이다.
통합통섭용으로 미래사회연구, 과학기술과 서비스 연구도 진행을 검토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공공연구 부문에선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방안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뇌질환 진단과 조절, 난치성 질환치료, 슈퍼컴 기반 독감 바이러스 예측, 슈퍼박테리아 제어, 올레핀 제조, 바이오에너지, 녹조저감, 사이버보안 관제, 자연 및 인공지진 탐지·분석, 위성활용 등 50여개 과제를 논의 중이다.
과제예산 대부분은 아이템별로 50억~100억원 정도가 검토됐다.
기술 사업화·창업 부문에선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전문성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 부문에선 각 출연연이 운영 중인 제도를 모두 모아 비교·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연연 운영제도와 관련해서는 이색 조건이 붙었다. 자율적으로 작성해 총괄·제출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충, 예를 들어 고령화 등 어려운 부분을 나열하고 스스로 출연연이 해결책을 제시하며 미래부 장관이 해결 가능한 일을 제시하도록 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번 제도 개선 노력이 과거와 다른 점은 고충이나 문제의 원인을 찾아 반드시 해결방안을 내놓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상목 미래부 제2 차관도 최근 대덕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창조경제 체제가 과거와 다른 점은 문제인식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개선해 답을 함께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지난 정부처럼 말로만 얘기하다 허송세월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TF는 현재 분과별 보고서 초안을 준비 중이다. 최종 보고서는 오는 6월 말까지 낼 계획이다.
정명애 총괄 TF팀장은 “전략적으로 우리나라가 이끌어나갈 분야를 발굴하고 기업 스스로나 대학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술 분야를 출연연 역할로 보고 과제화하려는 것”이라며 “국민행복과 창조경제 견인 패러다임을 새로 정하는 등 변화의 주체자로서의 출연연 모습과 해야 할 일, 하고 있는 일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미션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