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웹보드 게임 자율규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난 5년간 정부 규제와 업계 자율규제 현황

웹보드 게임 자율규제안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 산업계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강도 높은 규제안을 원하고 업계는 자율적으로 시장을 정화해 규제 수준을 낮추는 대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4~5년간 국내 게임업계는 규제 위주의 정부 정책에 강한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해 왔습니다. 특히 고스톱·포커류의 웹보드 게임은 정부의 주요 규제 대상이었습니다. 단순 온라인 게임이 아닌 사행성 게임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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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는 NHN 한게임, CJ E&M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엠게임 등 관련 업체들이 스스로 서비스 한도를 정하는 등 자율 규제를 했지만 정부 제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자율 규제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업계 자율로 `불법환전 신고센터`를 출범시켰습니다.

개소 이후 5년 동안 3만2312건의 불법 도박·환전 사이트 수사 및 차단 요청을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9년에는 본인 인증 캠페인을 진행하고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폐지했습니다. 1일 이용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스스로 도입했습니다. 2012년에는 시드머니와 베팅 횟수를 줄여 게임머니 유통 규모를 축소했습니다.

Q:웹보드 게임은 전부 사행성 게임인가요?

A:웹보드 게임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를 확대한 핵심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웹보드 게임은 오프라인에서 즐기던 고스톱, 포커, 장기, 바둑 등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웹보드 게임이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에 능숙하지 않은 50대의 소위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PC 앞에서 `맞고`나 `고도리`를 즐기는 것은 당시 큰 변화였습니다.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가 특정 연령대에서 인기가 높으면 웹보드 게임은 그야말로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입니다. 지금도 모바일용 고스톱 게임은 인기가 꾸준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웹보드 게임에서 사용하는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하는 불법 환전상이 활개를 치면서 사행성 논란이 커졌습니다. 불법 환전상들이 사이버머니를 수백억원대의 현금으로 환전하는 사회 문제가 반복되면서 `사행성 게임`이라는 딱지가 붙게 된 것입니다.

Q:정부와 게임 업계의 자율 규제 수준이 얼마나 다른가요?

A:당초 문화부는 1인이 구매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 규모를 한달에 30만원으로 제한하고 1인이 1회에 사용하는 최대 금액을 1만원으로 설정했습니다. 하루에 10만원 이상 잃으면 48시간 동안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이 외에 불법 환전을 예방하기 위해 접속 때마다 본인인증절차를 거치고 특정 이용자나 게임방 선택을 금지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방안이 게임을 즐기는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의 매출 감소도 문제지만 선의의 사용자가 피해를 입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업계는 웹보드 게임 자율 규제안의 수위 조절을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안을 마련한 것은 아니어서 어떤 방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Q:자율 규제는 우리나라가 처음인가요?

A:아닙니다. 미국, 일본 등 게임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게임물 등급 심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율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게임(SNG)에서 업계 자율적으로 여러 규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령별 청소년의 월 결제 한도 상한선을 규정하고 휴대폰,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별 한도도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정 카드나 아이템을 뽑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방안도 게임 설계에 반영했습니다. 최대 얼마를 지불했을 때 최소한의 특정 희귀 카드를 뽑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적용한 것입니다. 원하는 희귀 카드를 갖기 위해 한 달에 수백만 원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관련도서

◇`게임, 게이머, 플레이:인문학으로 읽는 게임` 이상우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게임으로 우리 사회의 심리 또는 문화를 살펴본 책이다. 슈팅 게임에서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장르별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서 각 장르에서 논쟁거리가 될 만한 주제를 다룬다. 게임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적 현상과 경험에 집중 조명하며 문학, 영화, 사진 등 다른 예술 영역과 게임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이 책은 게임이 한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포착한다. 게임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심리와 문화를 담았다. 게임 마니아가 아니어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어린 시절 문구점 앞 오락에 심취했거나 즐겁게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충분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한국 게임의 역사` 윤형섭·강지웅·박수영·오영욱·전홍식·조기현 지음, 북코리아 펴냄.

한국 사회에서 게임은 누구나 즐기는 여가이자 대중문화가 됐지만 아직 게임에 대한 인식은 단순 놀이에 그치고 있다. 산업적으로 살펴보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 세계 최초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이 책은 처음으로 한국의 게임 역사를 조명하고 사회, 문화, 산업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도를 했다. 게임 산업 관련 법제와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살펴보고 게임과 관련한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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