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의 황제`로 불리는 임요환 SK텔레콤 e스포츠팀 T1 감독과 같은 팀의 정윤종 선수가 한창 `스타크래프트2` 경기를 벌이고 있다. 중계 화면만 보면 두 선수의 플레이 속도에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임 감독은 유선 광랜 대신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경기를 펼친다. 오히려 유선 인터넷보다 화면이 버벅거리는 현상이 덜하다.
10일 SK텔레콤 분당 ICT기술원에서 실제로 벌어진 상황이다. 무선인터넷의 속도가 유선을 앞지르면서 그동안 유선이 연결된 단말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대용량 콘텐츠 이용을 무선 기기에서도 가능해졌다.
◇13년 만에 1000배 빨라졌다
지난 2000년 도입된 사실상 최초의 상용 무선 데이터 통신 `CDMA 1X`의 최고 속도는 153.6kbps였다. 2년 뒤에 상용화된 `EV-DO` 기술은 이보다 20배가량 빠른 2.4Mbps의 속도를 냈다. 2006년 도입된 3세대(G) 기술 WCDMA의 최고 속도는 14.4Mbps였다.
유선 인터넷 속도는 항상 무선보다 조금씩 빨랐다. 1999년 상용화된 ADSL은 8Mbps의 속도를 냈고, WCDMA보다 3년 앞서 도입된 VDSL은 40% 가까이 높은 20Mbps의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2005년에는 광랜이 도입돼 100Mbps로 당시로선 `꿈의 속도`를 실현했다. 이 때문에 무선인터넷은 주로 `간단한 서핑`에 이용하고 대용량 콘텐츠 소비는 대부분 유선 네트워크에서 이뤄졌다.
이 현상이 뒤집힌 건 LTE의 등장부터다. 2011년 국내 도입된 LTE는 이론상 최고 75Mbps를 구현했다. 100Mbps와 근접한 사용성을 보장할 수 있는 속도다. 하지만 트래픽이 몰리면서 실제 속도는 20~30Mbps에 그쳤다. 마침내 유선에서는 불가능한 `두 선(주파수)을 묶는` 기술로 유선을 앞질렀다. 150Mbps의 최고속도는 CDMA 1X에 비해 1000배 빠르다.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두 배로 늘린 `주파수 광대역화`와 속도 측면에서 같은 효과를 낸다.
◇초고화질 영상도 모바일 스트리밍 가능
무선 인터넷은 유선과 달리 이동성이 보장되는 대신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LTE-A 기술 상용화는 속도까지 유선 인터넷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이동하면서 유선 인터넷에서만 즐기던 대용량 콘텐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C에서 모바일기기 중심으로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 문화가 빠르게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초고선명(UHD) 영상 콘텐츠도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시연회에서 UHD의 4분의 1 용량인 풀HD 영상 4개를 하나의 LTE-A 단말기로 끊김 없이 스트리밍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UHD는 워낙 대용량 기술이라 아직 스트리밍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풀HD 영상 4개를 한꺼번에 스트리밍해 UHD도 가능하다는 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모바일 디지털 라이프도 지금보다 훨씬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러닝이 m러닝으로, e쇼핑이 m쇼핑으로 바뀌는 등 그동안 PC가 주축이 된 네트워크 서비스가 빠르게 모바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