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연세대 등 본격화
대학이 엔젤 투자에 나선다.
대학 엔젤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후배에게 멘토링을 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정부가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의 `공신력 있는` 행보가 주목된다.
가장 발 빠른 곳은 한양대학교다. 지난 2011년 12월 `한양엔젤클럽`을 결성하고 지난해 초기 스타트업 두 곳에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두 달 만에 네 곳에 투자를 진행해 5억1000만원가량을 썼다. 총 6억6000만원 가량을 투자했다.
대학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데다 지원을 결정하는 속도도 빨라 자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류창완 한양대 글로벌기업가 센터장 겸 한양엔젤클럽 공동회장은 “창업은 하기 쉽지만 성공은 어렵다”며 “성공 창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후속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또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2013년 대학생 창업아카데미와 일반인 창업아카데미 운영기관에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앞으로 유효창업자 435명, 창업동아리 10팀을 발굴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류 센터장은 “한양엔젤클럽을 활용한 투자유치, 기술·경영 무료컨설팅 등으로 경쟁력있는 창업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창업지원단은 지난해 GL인베스트먼트와 `연세-GL 엔젤클럽`을 조성했다. 지난해 12월 5개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은 기업당 최고 4000만원 수준이다.
올해 최소 5개 스타트업 엔젤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프로젝트 투자는 2개 기업 이상, 직접투자는 3개 기업 이상, 펀드투자는 2개 기업 이상이 목표다.
박소영 연세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대학에 투자 기능을 더한다면 초기 스타트업 발굴·지원에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창업보육과 투자는 물론이고 산학협력과 글로벌 지원으로 창업자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엔젤투자는 자금 지원 이외에 스타트업 대외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학이라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남기 때문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대학 적립금의 10%를 벤처에 투자할 근거가 생겼지만 그간 실제로 투자하는 대학은 거의 없었다”며 “대학 자금의 스타트업 생태계 유입은 기대해볼 만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표] 대학별 스타트업 지원 현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