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PCB산업은 고부가 첨단산업

인쇄회로기판(PCB)은 대표적인 전자부품이다.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화가 급진전하면서 수요 또한 갈수록 확대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PCB가 마치 사양산업인양 취급됐다. 납땜과 같은 아날로그적 공정도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PCB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이다. 쓰임새가 날로 다양해져 수요처는 무궁무진하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PCB산업이 지난해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시장 `빅3`에 진입했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14%로 대만과 비슷하나 성장속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만을 제쳤다. 점유율 16%인 일본도 추격권에 놓았다. 대단한 도약이다.

여기엔 가전, 휴대폰과 같이 세계를 주도한 우리 전자산업의 양적팽창 덕도 봤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판 PCB 산업인들의 노력이 결정적이다. `빅3 진입`은 그 결과물인 동시에 더한 정진을 요구하는 격려다.

우리 PCB산업은 질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의 선진기술에 여전히 못 미치는 게 있다. 가전, 휴대폰 등 치우친 제품군을 이른 시일 내 다양화하는 것도 큰 과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수요처들이 더 도와야 한다.

정부는 기술 개발 지원은 물론이고 업계 스스로 힘에 부치는 전문인력 양성과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수요처도 PCB업체들이 일방적인 납품 압박에서 벗어나 더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만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함께 해야 각각 가격과 기술을 무기로 한 중국과 일본업체를 극복할 수 있다.

PCB산업이 국내에 확고해야 우리 전자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향상된다. `빅3 진입`은 우리 PCB산업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냐 그냥 정체될 것이냐 변곡점에 서 있음을 일러주는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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