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공동 개발 휴대형 음향카메라 관심 높다

국내 대학과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휴대형 음향카메라를 처음 개발했다.

KAIST(총장 강성모)는 배석형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에스엠인스트루먼트(대표 김영기),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와 공동으로 `휴대형 음향카메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 상용화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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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형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연구진과 함께 휴대형 음향카메라 바닥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 카메라는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제품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도 선정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음향카메라는 자동차나 선박, 가전제품 등의 제작공정에서 비정상적인 소음 원인을 찾아 설계오류나 부품 마모, 파손 상태를 찾아내는 데 쓰는 특수 장치다. 열 감지 카메라가 온도 분포를 색으로 표현하듯 음향카메라도 마이크로폰 배열을 이용해 측정한 소리의 분포 값을 색으로 표현해 소음원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번에 개발한 음향카메라는 휴대형이다. 휴대형 제품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너비 39㎝, 높이 38㎝에 무게 1.78㎏이다. 기존대비 크기를 60%, 무게는 70%나 줄였다.

다섯 가닥의 나선형으로 배치된 30개의 마이크로폰과 고해상도 카메라(초당 25프레임)는 제품 개발 및 수리 과정에서 350㎐~12㎑ 주파수 대역의 소음 분포를 이미지와 합성해 사용자에게 바로 보여준다. 동영상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통상 윙윙거리는 소리나 기계가 끽끽 거리는 소리,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고주파 영역에 주로 분포한다는 것에 착안했다”며 “측정 주파수 대역을 고주파 쪽으로 옮겨 마이크로폰 사이의 간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품 가운데 손잡이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 사용자가 한 손으로도 음향카메라의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받침대 역할을 하는 양 옆의 손잡이는 두 손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음향카메라를 잡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마이크로폰과 본체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기존 제품처럼 소음 측정에 앞에서 조립해야 했던 불편도 해소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이강덕 NVH 연구위원은 “지난 2월부터 휴대용 음향카메라를 신차 개발단계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기 때문에 기존의 음향카메라로는 비추기 어려웠던 부분도 자유롭게 혼자 탐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석형 KAIST 교수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 수상과 관련해 “첨단 기술에 디자인 요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점을 인정받았다”며 “과학기술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가 가능한 KAIST 산업디자인학과의 역량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함께 제작에 나섰던 소음진동 전문기업 에스엠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06년 KAIST 창업보육센터에서 시작, 2년 만에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강소벤처기업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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