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장화와 스마트카에 대한 인식과 단기적 접근 방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운전자 생명과 직결되는 차량용 전장 산업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며, 치열한 고민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종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59·서울여대 교수)은 완성차보다 뒤처진 우리나라 전장부품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장기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량용 전장 및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꾀하는 전자업체들의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제품 안전도와 신뢰성 요구 수준에서 전자 산업과 전장 산업 간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며 “0.01% 오류로 사람의 생명이 좌우되는 전장부품 완성도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스마트폰이나 TV에서 오류가 발생해도 사용자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전장부품의 오류는 운전자 생명과 직결된다. 또 그 피해는 운전자 개인에 머물지 않고 가족에게도 미친다. 운전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카 기술 개발도 결국은 운전자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전장부품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 국내 전장업체들의 기술은 7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내 전장부품 관련 1, 2, 3차 협력업체들의 실태를 직접 현장에서 파악한 결과다. 특히 국내 부품 업체들의 기술, 원가, 품질 경쟁력 등에 비해 디지털 및 스마트화에 대응하는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독일과 일본은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군수품 제조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으며, 이 같은 경쟁력이 전장 산업으로 연결됐다”며 “우리나라는 이 같은 경험이 없어 기술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운전자 안전과 전장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은 상당히 장기간 이뤄져야 성과가 나오는 분야”라며 “스마트카를 포함해 국내 자동차 전장부품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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