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CCTV, 파수꾼 VS 또 하나의 빅브라더 논란 가열

`사건종결자`로 불리는 CCTV가 요즘 수난시대다.

강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파수꾼 노릇을 톡톡히 했던 CCTV를 둘러싼 개인정보보호와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얼마 전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고1 학생의 자살 사건이후 CCTV 무용론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CCTV 관련 법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해마다 느는 CCTV 설치

CCTV 설치 대수는 2007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운영 중인 CCTV는 370여만대로 추산된다. 공공기관이 36만대, 민간이 330만대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사설 CCTV 역시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국 25만대 택시 중 10만대의 택시에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CCTV 설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전국 1만1363개 초중고등학교에 설치된 CCTV는 10만53대로 설치비율은 97.5%이다. 문제는 학교에 설치된 CCTV를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하고 일부 학교는 CCTV를 관리하는 모니터가 당직실에만 설치돼 즉각적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 제기

문제는 최근 직장 또는 지하철 내 영상 촬영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점이다. 현행법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 목욕실, 공중화장실, 탈의실 등의 장소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교도소〃구치소 등과 같이 법령에 근거해 사람을 구금〃보호하는 시설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또 차량용 CCTV와 블랙박스는 사실상 `움직이는 CCTV` 역할을 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소지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차량용 블랙박스를 CCTV로 활용하는 기관도 늘면서 움직이는 CCTV를 둘러싼 논란도 싹트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부족한 치안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자율방범대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다. 택시에 설치된 CCTV 역시 개인정보 유출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도 행정부 등 관련 당국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당부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동부장관에게 사업장의 각종 전자감시를 적극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다. 일을 하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수집된 근로자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세부내용 및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7호선 내 설치된 CCTV에 대해 설치 운영 목적외 모니터링을 금지하는 것을 예규에 명문화하게 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도 나왔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향후 관련 당국의 입장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국회 및 정부도 제도 개선 추진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CCTV 설치안내와 관련된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CCTV 설치안내와 관련해 그동안 시행령에 규정돼 있던 내용을 직접 법률에 규정하자는 게 취지다.

정청래 의원실 관계자는 “CCTV 설치안내 시 안내문에 포함돼야 하는 주요 내용과 CCTV 설치 안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법률에 직접 규정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두텁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행정부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에 명시된 CCTV 관련 법조항과 별개로 CCTV 관련 법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CCTV 운영에 대한 사회 각계의 요구와 목소리를 반영해 법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CCTV 설치 보급 대수 현황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