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영재의 꿈을 지켜주세요"

“미국 대회를 나가면 출전팀 모두 엄청난 스폰서가 있어요. 대회에서 우승하면 바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 스카우트되죠. 모든 게 너무나도 비교되는 상황이에요. 미국이 부럽고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깝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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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군(양명고등학교 2학년)은 제1회 한국로보컵주니어대회 고등부 우승팀 `양명3`의 리더다. 팀은 로봇축구 결승전에서 상대팀을 7 대 1로 대파하는 압도적 실력을 보였다. 한국 대표로 9월 열리는 세계 대회에 나가지만 기쁨보단 부담이 앞선다. 세계 대회 출전비를 자비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군의 세계대회 출전은 처음이 아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세계 로봇올림피아드에서 우승했다. 2009년에도 로보페스트 월드 챔피언십 1위에 올랐다. 10여 차례 세계무대에 진출해 실력으로 증명한 글로벌 로봇인재가 바로 한 군이다. 후배를 직접 가르치며 학교 로봇동아리도 이끌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준 강아지로봇으로 로봇에 흥미를 가진 한 군은 로봇학원과 자발적 학습으로 실력을 쌓았다. 로봇과학자가 목표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로봇 제작에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이 든다. 학교에서 장비 일부를 지원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님 몫이다. 세계대회 출전도 마찬가지다. 한 번 출전에 수백만원이 든다. 로봇에 대한 갈증을 풀 수도 없다. 로봇학원 수준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 학교에선 로봇을 가르치지 않는다. 고등학생인 한 군이 할 수 있는 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스스로 학습하는 것뿐이다.

“세계대회 출전은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부담이에요. 로봇 제작부터 경비까지 모두 자비 충당이라 비용이 만만치 않죠. 주변에 로봇에 대해 가르쳐줄 사람이 없는 것도 아쉬워요. 함께 로봇을 연구하고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빨리 대학에 가고 싶어요.”

한 군은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 대학 KAIST 입학을 꿈꾼다. 현실은 다르다. 공부 대신 로봇을 선택해 세계적인 실력을 쌓았지만 대학 진학은 성적이 좌우한다. 입학사정관제를 노리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고3이 되는 내년에는 입시를 위해 로봇 공부를 쉴 수밖에 없다.

“저처럼 로봇에 열정을 가진 중고생이 많지만 진학과 경제적 이유로 포기하는 친구도 많아요. 요즘 언론에 많이 나오는 창조경제란 말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미래 산업인 로봇에 꿈을 둔 청소년을 키우는 것도 창조경제 아닐까요.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정부가 로봇 영재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현실적 관심과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는 한 군의 작은 바람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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