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강국, 기술 대국]과학·ICT 교육에 힘 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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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CT)뿐 아니라 과학교육 전반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공계 위기는 초·중등 학교 현장에서 심각하게 나타난다. 수학·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 진학한 이공계 영재들은 의대나 치대, 한의대로 진학한다.

[과학 강국, 기술 대국]과학·ICT 교육에 힘 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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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경영아카데미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아산모듈공장에서 외국인 사원들이 현장 직무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정부(구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9위 수준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정도` 지수는 2008년 9위에서 2012년 18위로 되레 악화했다.

작년 말 발표된 세계 각국의 초등 4학년생과 중학교 2학년생 60만명을 대상으로 한 `TIMSS 2011`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 성취도는 1∼2위다. 과학도 1,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학·과학 흥미도는 각각 50위, 48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이론 중심의 주입·암기식 교육이 빚어낸 결과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1년 5월 고교 자연계 상위 10%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대학 진학 희망 학과를 조사한 결과 의·치·한의예과를 꼽은 학생이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물리학과와 전기공학과 등 이공계열 희망 학생은 각 2%대에 그쳤다. 이공계 분야 최우수 인력이 모인다는 과학영재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 뒤 첫 졸업생을 배출한 서울과학고는 졸업생의 25%가 의대로 진학했다.

1990년대 이후 심화된 이공계 기피 현상과 소수 엘리트 위주의 이공계 인력 양성 기조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5월 `제2차 과학기술 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2011∼15년)`을 내놓으면서 과학기술 이해·흥미·잠재력을 높이는 초·중등 교육 방안으로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형 융합인재교육을 제시했다. 또 2010년 1.04% 정도에 불과하던 핵심 이공계 영재를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과학영재학교 확대로 2015년까지 1.6%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STEAM은 수학·과학 과목을 주입·암기식이 아닌 체험·탐구·실험 중심의 수업을 통해 가르쳐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흥미, 잠재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은 새로운 접근법으로 개발된 스토리텔링 형태의 교과서가 보급됐다.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STEAM 교육은 교원 인식 및 시설 미비 등으로, 영재교육은 최상위 학생들의 여전한 이공계 진학 기피 분위기로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과학인재 교육관련 한 전문가는 “과학분야 인재육성을 위한 기초는 만들어져 가고 있다”며 “각 교육단계에서의 획기적인 프로그램 도입 및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이공계 분야 비전과 처우에 관한 성공모델 제시 등 중장기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에 좀 더 힘을 실어 지난 10여년 간 만들어진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학(원)의 교육·연구여건 개선에 집중, 일부분야 저 투자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