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강국, 기술 대국]창의·융합형 미래 꿈나무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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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ICT를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국가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중심에는 우수 인재양성이 포함되어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ICT를 기반으로 한 미래형 융합인재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정부와 관련 단체도 창의적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통한 인재강국 구현을 강조한다. 대학은 교육의 특성화·내실화 및 글로벌 연구역량 강화를 내세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중심대학 육성과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 및 특화인력 양성, 지방대 특성화를 통한 지역인재 양성을 기치로 걸고 있다.

초·중등의 경우도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흥미·잠재력을 높이는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 중에서 대부분 교육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형 융합인재교육(STEAM)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고, 다른 다양한 영재 교육 내실화 및 대학연계 프로그램도 실효성이 크다.

노력에 따른 결과는 항상 수위권을 달리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성적으로도 알 수 있다. 작년 분야별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을 보면 수학, 화학, 천문, 지구과학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들 분야는 특별한 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위권 내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생물과 물리 분야도 작년 각각 3, 4위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역시 최근 몇 년간 5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컴퓨터 분야 영재들이 겨루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성적은 작년 11위를 기록했다. 2011년 17위보다는 향상된 성적이지만 `IT강국 대한민국`에 어울리지는 않는 성적이다. 지난 90년대 후반 상위권을 유지하다 2001년과 2003년 1위를 기록했던 성적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2위를 기록했던 2009년을 제외하고 2000년대 후반 이후 우리나라의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성적은 10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10위권 안으로 들어선 적이 없다.

80개국 내외가 겨루는 데서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IT강국 대한민국 이미지에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는 컴퓨터 분야 영재들이 국가를 대표해 실력을 겨루는 장이다. 2003년 미국(위스콘시) 대회 1위를 했던 한국이 IT강국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부의 중심축을 IT를 기반으로 한 융합인재 육성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짚어봐야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IT교육 현실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먼저 정보과목이 수능고사 출제 과목이 아니라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정보 교육을 강화한다면서 개편된 교과과정은 2009년 중학교, 2011년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정보를 프로그래밍을 가르친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 과목인 정보를 학생들이 기피하는 것은 물론 수업시간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르치기보다 학생의 흥미를 끄는데 급급하다. 일부는 게임위주 교육까지 한다고 하니 창의력을 갖춘 컴퓨터 영재를 육성하는 것과도 거리가 있다. 실제 현재 대부분 정보올림피아드 대회 입상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공계 출신의 자격과 실력을 갖춘 전문교사가 아니라 공업이나 상업, 체육 교사들이 연수를 받아 가르치면서 일어나는 교육의 질적 하락도 문제다. 일선학교에서 선택교과인 정보과목을 축소하고 심지어 없애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은 인도나 동유럽에서 관련 인력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수상하는 대표 학생의 상당수가 중학생인 것을 감안할 때 프로그램은 어렸을 때부터 배울수록 효과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데 프로그램 공무가 아주 큰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미래 인재가 창의적이고, 역량이 있고, 협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는 더욱 그렇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의 영재교육이다. 인도는 어렸을 때부터 사고력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교과과정으로 가르친다. 그 결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컴퓨터 엔지니어 대부분이 인도 공대출신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등과정부터 정보과목의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전문가는 “대학과정은 소프트웨어 등 이공계 인력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우수 인재의 이공계 유인과 육성을 위해서는 초·중등과정부터 과학기술 전반에 걸친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인력양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실적

※ 총 127회 참가, 23회 종합 1위 달성

[과학 강국, 기술 대국]창의·융합형 미래 꿈나무를 키우자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