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DK 가습기, 노인요양원에서 화재···국내 사용자에 `주의보`

최근 일본에서는 가습기 발화로 대형화재가 발생해 12명이 사상한 사고가 화두다. 사고원인이 된 일본 TDK의 가습기는 14년전 제품 결함이 드러나 회수(리콜) 처분됐지만 1만5500대가량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가 결국 화를 불렀다. 일본 내수용 제품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TDK 브랜드 가습기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日 TDK 가습기, 노인요양원에서 화재···국내 사용자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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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DK의 리콜 대상 가습기 제품군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TDK는 자사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명의로 `화재 사고에 관한 사죄문`을 게재했다. 지난 2월 일본 나가사키 소재 치매 노인 요양소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의 원인이 TDK의 가습기로 밝혀진 데 따른 조치다. 이 사고로 요양소에 입주했던 노인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가습기는 가열방식의 모델명 `KS-500H` 제품으로, 지난 1998년 9월부터 1999년 1월까지 일본 내에서 2만891대가 판매됐다. 부품 조립 불량으로 판명되면서 판매 4개월 만에 리콜 처분됐지만 현재까지 회수율은 73.6%에 수준이다. 5500대 이상이 미회수됐다. 동일한 증상으로 함께 리콜 처분된 `KS-300W` 모델은 총 3만871대가 판매됐다가 리콜조치로 67.4%가 회수, 폐기처분됐다. 이 모델 역시 1만대가량이 지금까지도 회수되지 않았다. 그동안 이들 제품 사용 과정에서 46건의 사고(인적피해 없음)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이 제품들이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사업자가 정식으로 수입한 제품이 아닌 개인 구매 제품은 사용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소재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해외 리콜 정보를 국내 사업체에 제공하고 있지만 TDK의 가습기는 국내 유통망이 없는 탓에 제품 소유자가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한다.

리콜 안내도 일본 내에서만 이뤄져 국내 사용자는 리콜 해당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개인이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을 전부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해외에서 전자기기를 구입한 이후 리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DK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설계나 부품 불량이 아닌 조립 공정상의 문제가 화재로 이어졌다”며 “일본에서만 판매된 내수 제품이어서 한국으로 얼마나 유입돼 사용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TDK 측은 가습기의 증발 접시에 고정된 가열 히터가 비스듬히 조립되면서 사출 외장재(플라스틱 수지)와 맞닿은 탓에 발화했다고 설명했다.


◆TDK 리콜 가습기 회수율 현황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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