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국민은 딱딱하게 느낍니다. 나로호 발사 등 우주개발 과학기술처럼 거대 분야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작고 따뜻한 과학기술이 많습니다. 따뜻한 과학기술이 창조경제와 함께 국민 행복을 이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한림원의 역할입니다.”
박성현 과학기술한림원장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따뜻한 과학기술이 국정 운영의 기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뜻한 과학기술은 국민 생활에 녹아 있는 과학기술이다.
박 원장은 “장애인에게 어떤 장비를 개발해 제공하면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따뜻한 과학기술의 대표 사례”라며 “노령화 사회에서 노령인구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신약 개발·기기 개발 등을 과학기술계에서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에 과학기술한림원 7대 원장으로 취임한 박 원장은 취임과 함께 한림원 내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적정기술위원회·기초과학교육위원회·인권위원회 등으로 과학기술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양자 국제협력관계는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앞으로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우리 과학기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생각입니다. 과학기술을 통한 공적개발원조(ODA)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적정기술위원회가 고민하는 것이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의 `따뜻한 과학기술`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박 원장은 “네팔 같은 오지에는 10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자가발전 기술처럼 전기를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적정기술”이라고 밝혔다. 적정기술은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과학기술`의 한 모습이다.
박 원장은 통계학 전문가다. 그는 “과학기술이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과학자다. 한림원에서 정책 제안을 추진하는 `과학기술 빅데이터센터(가칭)` 설치도 통계학적 지식과 노하우에서 나온 올해 숙원사업 중 하나다.
박 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미래사회 변화 예측 기능으로 과학기술정책 기획·집행·관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방대한 자료 수집관리와 분석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전주기 관리도 박 원장이 반드시 실현시켜야한다고 생각하는 `국가과제`다. 그는 “기초연구, 응용개발연구, 산업화연구, 창업과 사업화등 R&D 전주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창조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과학기술계가 미래부 역할과 책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