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연구결과] '한국인의 키' 10명중 3명은…유전자가 결정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3명은 유전인자에 따라 키가 결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 당뇨, 혈압 등 49개 형질을 분석한 결과 소수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다인자성)로 사람 형질이 결정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희발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연구팀은 “키와 혈압 등 사람의 형질에 유전적 요인 비중을 나타내는 `유전력`은 극히 일부였다”며 “사람은 유전체에 퍼져 있는 수많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간의 많은 형질은 유전인자가 결정한다. 사람의 형태(표현형)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뉘며 한 요인이 크면 다른 요인은 줄어든다. 눈이나 머리카락 색깔은 유전 요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해 환경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 키의 경우 유전력이 높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유전체 연관분석을 통해 사람 키에 영향을 주는 유전 변이는 50개였으며 가운데 일부(5%)만 표현형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약 30만개 유전변이를 모두 고려하기 위해 동물육종학에서 사용하는 통계모델을 적용했다. 8842명의 유전과 형질 정보를 수집해 지금까지 표현형을 설명하지 못한 잃어버린 유전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의 키는 약 32%, 수축기 혈압은 약 25%가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염색체 길이가 길수록 유전력이 증가하고 유전력이 특정 유전변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인자성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전력 연구는 유럽인 중심이다. 김 교수팀 연구는 아시아인의 유전력 지도를 제공했으며 49가지 다양한 인간 형질을 다뤘다는 점에서 아시아인 맞춤 질병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유전 분야 학술지 `프로스 제네틱스` 온라인에 3월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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