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정무직 공무원 인사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고 신선한 인사를 꼽으라면 단연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카드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카드를 들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신선한 쪽은 김종훈 사장을 미래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이고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중기청장으로 내정한 것은 `쇼킹`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상황이 어찌됐든 박 대통령이 꺼내든 두 장의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종훈 사장과 황철주 사장 모두 성공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걸었던 기대가 컸고 아쉬움도 남는다. 앞으로도 장차관 인사는 계속 있을 것이고 민간 출신 장차관 발탁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번 두 번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정무직 공무원을 내정한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 헌신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영광스러운 면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국가에 희생한다는 생각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 정무직 공무원이다. 특히 관료 생활과는 거리가 먼 민간 출신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내정할 때는 좀 더 신중한 접근과 배려가 필요하다.
황 사장이 고민 끝에 중기청장 자리를 반려한 이유도 그렇다. 가장 큰 이유로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가 꼽혔다. 보유 주식 합계가 3000만원 이상이면 중기청장 임명일로부터 일정기간 안에 매각하거나 금융회사와 백지신탁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황 사장 입장에서는 시가 총액 기준으로 7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20년 가까이 직접 설립해서 운영해 온 자식 같은 회사를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 부진한 산업경기로 경영실적이 위축된 것도 황 사장을 고민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황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한 벤처 1세대다. 중기청장 내정 직후 그는 “중소기업 현장을 중기청으로 끌고 들어와서 정책을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비록 산업현장에 남기로 했지만 그가 가진 중소기업 정책 마인드만은 실현됐으면 한다. 또 중기청장 사의로 인해 황 사장 주변에 피해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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