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을 이용해 유지 보수가 쉬운 파력 발전소를 만드는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바커는 부르크하우젠 공장에서 국제 기자단 초청 워크숍을 개최하고, 실리콘과 폴리머 디스퍼젼 등 첨단 소재를 활용해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소개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이 전기 활성 실리콘을 이용한 신개념 파력 발전소다. 파력 발전소는 파도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파력 발전이 보편화되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량을 충족시킬 만큼 잠재력이 뛰어나다. 바커가 공개한 파력 발전소는 전기활성고분자(EAP) 스택을 이용해 유지 관리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그동안 개발된 파력 발전소는 파력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여서 유지 비용이 높았다. EAP 스택은 유지 관리가 필요 없고 복잡한 에너지 변환 과정도 없다. 스택을 만들어 파도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제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바닥과 끈으로 연결만 해 놓으면 된다.
EAP 스택은 신축성이 좋은 엘라스토머 필름과 전극으로 형성된다. 전압을 가하면 엘라스토머 필름이 정전기 압력에 의해 수축했다가 원 위치로 돌아가는데, 이때 필름에 충전이 된다. 필름이 캐패시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엘라스토머 필름이 실리콘으로 만들어진다.
바커는 부르크하우젠 공장에 최근 파일럿라인을 설치하고 연구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연방교육연구부 지원으로 로버트 보쉬와 바커, 렉스로스, 다름슈타트 공대 등이 공동 추진되고 있다. 바커는 실리콘 포일은 물론 실리콘 원재료까지 개발한다.
이 날 워크숍에는 대형 화재 속에서도 건물의 철근을 보호할 수 있는 방화도료용 친환경 폴리머 디스퍼젼도 소개됐다.
이 소재는 철골이 고온에 의해 약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300㎛ 정도로 얇게 발라 놓아도 열이 가해지면 10~100배로 발포 팽창해 철골 기둥에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철골까지 열이 전달되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바커는 이밖에 옥수수 등에서 추출·가공한 유기당질분자 사이클로덱스트린으로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낸 사례도 보여줬다. 사이클로덱스트린 가교 결합을 통해 만들어낸 초분자로 스크래치 복원력이 우수한 도료나 스피커 노이즈를 줄이는 코팅제 등을 개발할 수 있다. 사이클로덱스트린을 활용한 신소재 연구는 도쿄대 이토코조 교수가 진행했다.
바커의 마튼 그룬발트 박사는 “실리콘은 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어 여러 분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부르크하우젠(독일)=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