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98>Ph.D.(Philosophy of Doctor)의 또 다른 의미

Ph.D.는 본래 철학박사(Philosophy of Doctor)를 의미한다. 엄밀히 말해서 박사의 철학, 해당 분야에 나름의 식견과 안목을 갖고 이제 독자적인 행보를 해도 된다고 믿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학위다. 인문사회과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받는 학위가 바로 Ph.D.다. 그런데 Ph.D.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사람이 있어서 주목을 끈다.

촉매이론을 주창한 마리오 가벨리는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캐디와 웨이터 생활을 해서 번 돈으로 학교를 다녔다. 학창 시절 어려운 생활을 몸소 체험한 가벨리는 사람을 채용할 때 꼭 Ph.D. 출신만 채용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Ph.D.는 물론 `박사학위`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Ph.D는 가난하고(poor), 배고프고(hungry), 성공에 대한 열망이 깊은(deep) 사람이다. “가난, 허약함, 못 배움은 성공의 원천이었다. 가난은 부지런함을 낳았고, 허약함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고, 못 배웠다는 사실 때문에 누구로부터라도 배우려고 했다.” 일본 마쓰시타 그룹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때문에` 안 좋다고 환경이나 남을 탓하기보다 `~덕분에` 잘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못 배운 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고픈 덕분에 배고픔을 이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며, 건강하지 못한 덕분에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건강한 사람보다 더 건강하게 살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뭔가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간절해서 남보다 더 의미심장한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인재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나 아무런 고생 없이 부모님 도움으로 공부한 사람이라기보다 혼자 생활고를 해결하면서 어렵게 공부한 사람이 많다. 그들은 고생을 해봤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의 아픔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고생해서 공부한 사람은 굶주림의 고통을 알기에 배고픈 사람을 위해 기꺼이 밥 한 끼 사줄 수 있는 `밥사`다. 그래서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가 `밥사`다. 가난하고 고생하면서 밑바닥 인생을 기어봤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성공에 대한 열망이 절실하고 간절하다. 밑바닥에서 기어본 사람만이 밑바닥에서 온몸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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