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해 화학물질관리 이래서야

5일 경북 구미공단 화공약품 제조업체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이 11명이라고 한다.

최근 제조공장에서 불산·불산 등 독성 유해물질 누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삼선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로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삼성은 지난 주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재신청 하려던 녹색기업인증도 철회하기로 했다. 정부도 삼성의 불산 누출과 관련해 형사입건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LG실트론에서 불산 등이 섞인 용액이 누출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구미케미칼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작년 9월에도 구미 산업공단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고 주변 농공단지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 불산이나 염산 누출 사고는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 아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인식이 깊다. 불산은 반도체나 스마트폰 유리기판, 발광다이오드(LED) 등 각종 공정에 사용되는 필수 화학 약품 가운데 하나다. 부식성이 강해 스마트폰 유리를 얇게 만들거나 반도체의 미세 회로를 만드는데 활용한다. 전자부품을 제조할 때는 불순물을 없애는 세척 작업용으로도 사용된다. 불산이나 염산은 전자부품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이다.

당장 물질 교체 중이거나 밸브 등의 고장으로 일어나는 사고라고 하지만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젠 독성 유해 물질을 대충 관리해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 유해 물질을 다루는 현장에서도 유해 물질 관리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순간의 방심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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