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파리에서 유전성 하반신 마비의 구체적 발병 경로에 대한 단서를 찾아냈다. 운동신경 퇴행 결과로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원인 유전자의 이상에 따라 신경퇴행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결과가 진단이나 치료방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성 하반신 마비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신경이 점차 망가지면서 다리가 약화되고 경직이 일어나는 희귀병이다. 45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복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초파리에서 유전성 하반신 마비의 원인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뼈나 연골 형성의 주요 성장인자인 BMP의 신호가 과도하게 전달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사멸함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생물학분야 권위지 뉴런(Neuron)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BMP 신호조절이 비정상이 되면 세포골격을 이루는 미세소관이 유연성을 잃게 되고 이에 따라 외부변화에 대응해 세포골격을 조절하지 못해 신경세포가 죽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신경퇴행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 유전성 하반신 마비의 한 형태인 트로이어(Troyer) 증후군의 원인유전자 스파틴(Spartin)이 제거된 유전자조작 돌연변이 초파리모델을 만들었다. 스파틴이 제거된 초파리는 개체수준에서 사람의 하반신 마비와 비슷한 증상인 운동장애를 보였으며, 세포 수준에서는 BMP 신호의 과다한 활성화에 의하여 미세소관 구조의 경직과 신경세포 사멸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BMP 신호전달에 의해 미세소관 구조가 조절되는 메커니즘도 자세하게 구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BMP 신호전달의 비정상적인 조절이 근위축성 축삭경화증, 척수근육위축, 헌팅턴병, 다발경화증 등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며 “BMP 신호전달에 의한 신경세포사멸 유도경로가 자세히 구명됨으로써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