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 익스플로러 없인 수강신청도…

브라우저 지원 제한…웹접근성 사각지대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공공기관과 정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고 있지만 정작 진리의 상아탑, 창의의 전당이 돼야할 대학은 닫힌 울타리 안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31개 주요 대학을 조사한 결과 70%의 대학이 학사행정시스템에 접근하는 인터넷 접속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같은 다른 접속프로그램으로는 아예 접근이 되지 않는 곳이 상당수였다.

모바일 학사서비스는 거의 전무했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새삼 놀랐다.

대학이 웹과 모바일 접근성을 높여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개방과 창의, 공유라는 거창한 인터넷 정신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된다. 세계적인 교육의 흐름만 봐도 알 수 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는 `혁명이 대학을 강타하고 있다`는 토머스 프리드먼의 칼럼을 게재했다. 세계적 유명 대학이 구축한 공개 인터넷 강의시스템을 소개한 내용이다. 부유한 가정의 자녀만 들어가는 아이비리그의 유명 교수 강의를 무료로 공개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저소득 국가의 청소년도 배움의 혜택을 누리고 인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움직임은 대학 교육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정보를 검색, 수집, 공유하는 방안을 교수진부터 스스로 찾고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화상회의, 채팅 등 인터랙티브 강의는 말할 것도 없다.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도 학위를 부여하는 명문대학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학도 이제는 글로벌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학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자. 익스플로러 전용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최신의 기술과 서비스 흐름을 고민하고 이 가운데서 고객인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대학의 글로벌 마인드 제고가 정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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