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전자·IT·반도체 분야 회장 겸 동부하이텍 회장으로 오명 전 부총리 영입

동부그룹이 오명 전 부총리를 전자 계열 회장 및 동부하이텍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동부하이텍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한다.

오명 회장은 동부익스프레스·동부하이텍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동부그룹과 신뢰 관계를 쌓았다. 소신대로 밀고 가는 강직함, 명분이나 체면보다 논리와 효율에 따라 움직이는 오 회장의 품성이 동부그룹 경영진의 마음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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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은 시스템 반도체·발광다이오드(LED)·로봇·전자재료 계열사를 보유한데다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로 소재-부품-세트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종합 전자사업으로 발돋움하는 동부그룹에 큰 그림을 그릴 인물이 필요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전자·ICT 산업 정책을 이끈 오명 회장이 최적의 인물로 꼽혔다.

동부그룹은 최근 전자사업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지만, 계열사 간 조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는 게 숙제다. 정부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오 회장이 기업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그가 공직 생활 동안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동부그룹 전자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신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아주대 총장, 건국대 총장, 카이스트 이사장 등을 지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테크노크라트`다.

그는 경기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 편입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1년 만에 체신부 차관에 깜짝 발탁됐다. 이후 체신부 장관과 대전 엑스포 조직위원장, 건설교통부 장관, 과학기술 부총리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5공화국부터 참여정부까지 각 정권이 고루 중용할 만큼 정치적으로 온건한 인물이다.

그의 리더십은 체신부 차관 때부터 빛을 발했다. 우편 및 전신·전화 업무를 주로 담당한 부처에서 `정보통신 장기 계획`을 만들어 체신부의 비전과 조직 문화를 바꿨다. 전전자교환기(TDX) 개발, 전국 전화 자동화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터닝 포인트가 된 4MD램 반도체 개발 사업에도 큰 역할을 했다. 행정 전산망 사업으로 주전산기를 국산화했다. 서울올림픽 때는 전산시스템을 개발, 운용해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교통부·건설교통부 장관 재직 시절에는 철도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철도 기술발전의 토대를 만들었고,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발전시켰다.

과학기술부 장관 재직 때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어 국가 과학기술 체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2004년 러시아와 우주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해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

최근까지 우리나라 ICT산업 발전 경험을 콜롬비아와 파라과이 등 남미에 전수하는 일을 맡기도 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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