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제동장치(ABS)용 반도체를 개발 중인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최근 1~2년간 ISO 26262 대응에 적잖은 고생을 했다.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 표준인 ISO 26262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 시 필수로 적용해야 하는 표준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국내에 관련 전문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 2007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된 ISO 26262 표준 제정 과정에 우리나라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컨설팅 및 인증기관이 ISO 26262 세미나를 진행하지만, 1인당 500만원에 육박하는 교육비도 중소업체들에는 큰 부담이다.
`정보도, 인력도, 자금도 없다.`
자동차용 전장 부품 및 고안전 반도체 개발에 나선 중소업체들은 심각한 삼중고에 시달린다. 국내 스마트카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시급하지만, 연구개발 기반이 흔들리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국제 표준 정보가 부족하고, 전문 인력 양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ISO 26262 개발 프로세스 안내 책자만 7000여 페이지에 이를 만큼 기술 복잡성도 크게 증가했다. 주용진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상무는 “ISO 26262에 대응할 절차를 수립하고, 연구개발 프로세스에 내재화하기까지 최소 1년에서 2년까지 소요된다”며 “최근 관련 연구개발을 본격화했지만, 지속적인 전문인력 양성과 자금 수혈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일본 부품 업체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관련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시장을 선점했다. 이들 회사와 우리 기업 간 기술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이유다.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국내 완성차 및 부품 대기업들은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 자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진행하는 자동차 안전 및 스마트카 메커니즘 개념을 이해하는 국내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국내 전장 부품 및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력 부족과 영세성으로 장기적인 관점의 연구개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 대기업들의 외산 부품 의존 현상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유럽과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의 스마트카 기술을 선행 개발하면서 관련 부품 공급권을 길게는 5년까지 독점한다는 점이다. 이 현상이 본격화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스마트카 관련 신기술 도입이 지연되고, 부품 공급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전장 부품 비중이 크게 늘면서 완성차 가격이 올라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위재경 숭실대 교수는 “중소·벤처업체들이 스마트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에 대한 교육 인프라와 신뢰성 평가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선진국과의 공동 연구를 위한 국제연구소와 전문 인력 양성센터 등도 국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 업계 취합)
 연구개발 인프라가 흔들린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302/394494_20130221145559_439_T0001_550.png)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