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속에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 고리·영광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눈 게 기억에 남는다. `지식경제부가 바로 중소기업부다`라는 인식을 심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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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4대 장관이자 마지막 장관으로 기록될 홍석우 장관이 조만간 있을 이임을 앞두고 지난 19일 저녁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혔다.
지경부는 차기 정부 조직개편 법안이 통과되면 5년이라는 ?은 역사를 뒤로 하고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뀐다.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는 윤상직 지경부 1차관이 내정된 상태다.
홍 장관은 “정말 잘 한 일이 뭐냐고 물어도 쉽게 답할 수 없지만 고리나 영광에 내려가 지역 주민들을 설득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리에 내려간 어느 날엔 비가 많이 왔다. 주민들이 비가 오는데도 장관이 직접 내려와줘 고마워했고,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홍 장관은 지경부라는 이름은 사라지지만 조직이 확대되고, 현직 차관이 내부 승진한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외부에서 장관이 오면 어떻게 이해를 시키고, 초기 보고를 하도록 해야하나 걱정했다”며 “마침 그 준비를 맡겼던 윤 차관이 장관이 돼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1년 3개월 재임 기간 중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홍 장관은 “내가 중소기업청장 출신임에도 지경부가 중소기업 업무를 핵심적으로 다루는 부처라는 인식을 못 심어준 게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올 연말 지경부가 세종시로 내려가면 대전에 있는 중기청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한 몸으로 지내면서 정책적으로 20~30%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장관은 퇴임 후엔 요즘 유행하는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에 합류할 것이라는 농담도 곁들였다. 성균관대 박사 학위를 보유한 홍 장관은 하반기부터 성대 공대 석좌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홍 장관은 “요즘 성시경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박사를 성대에서 땄기 때문에 성시경이라고 하더라”며 밝게 웃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