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가처분 신청은 두 회사 간 법정 싸움을 일으킨 결정적 계기였다. 삼성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함에 따라, 두 회사가 벌이고 있는 5건의 특허 관련 소송이 차례로 취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냈던 `OLED 기술유출 관련 기록 및 세부기술에 대한 사용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취하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원지검이 지난해 7월 기술유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전·현직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등을 기소하자,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1개 관련 기록과 18종의 세부 기술을 LG디스플레이가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 공개할 경우 한 건 당 10억원을 지급하라는 것이 가처분 신청의 요지였다.
이에 자극받은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자사의 OLED 기술을 침해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허 무효소송으로 맞받아쳤다. LG디스플레이의 AH-IPS가 자사의 LCD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다.
삼성과 LG는 이후에도 특허 소송과 생산 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주고받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 사이, 해외 경쟁사들은 `반(反) 한국` 동맹을 통해 기술력을 쌓아가며 디스플레이 1위 한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전체로 파장이 커지자 지식경제부가 두 회사의 흠집내기식 싸움을 중재하고 나섰다. 지난 4일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이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과 만나 `원만한 해결`에 합의하도록 이끌었다.
두 회사 수장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8일 만에 삼성이 먼저 화해의 카드를 내밀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이 먼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해야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LG가 제기한 나머지 소송도 잇달아 취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가 제기한 소송은 삼성의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총 6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4일 회담장에서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조치”라며 “앞으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의 가처분 신청 취하를 환영하며, 12일까지 회사가 설 연휴 휴무일인만큼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