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1억대 생산...LG전자의 승부수 혹은 무리수

LG전자가 올해 휴대폰 생산 계획을 당초 목표보다 대폭 끌어올린 것에는 무엇보다 구본준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석도 여러 가지다.

우선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발목을 잡는 후방 산업, 즉 공급망(SCM)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후방 협력사 이탈이 심화됐다. 핵심 협력사조차 몰래 삼성전자·애플과 거래하려 한다.

갈수록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 부품 업체들은 LG전자보다 ZTE·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먼저 새로운 제품을 공급하기도 한다. LG전자가 오랜 기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했던 만큼 후유증도 큰 셈이다.

LG전자는 아무리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도 삼성전자·애플보다 생산 단가가 훨씬 높다. 동일한 부품을 조달해도 삼성전자·애플보다 보통 10% 이상 비싼 가격에 사야 한다. 구매 물량이 워낙 적은 탓이다. 원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후방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연 6000만대 정도 생산한다면 제조 측면에서 애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옵티머스G로 고무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옵티머스G는 디자인 및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한 임원은 옵티머스G에 대해 “에쿠스를 개발하려다 벤츠를 만든 셈”이라며 “기술력을 총집결한다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오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어내기 식 전략을 구사하다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생산량이 는 만큼 전방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유통 재고가 쌓인다. 이는 악성 재고로 이어져 회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과거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초기 모델을 밀어내기 식으로 팔다 100만대에 가까운 유통 재고를 떠안은 바 있다.

스마트폰 개발 모델 수를 갑자기 늘리다가 설익은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 한정된 개발 인력과 자원으로 출시 모델 수를 몇 달 안에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애플조차 완성도 낮은 기술을 썼다가 고생한 사례가 많다. 애플은 아이폰4 출시 때 안테나 게이트로 곤욕을 치렀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3 페블블루 모델에 멀티증착 기술을 썼다가 곧 철회하는 아픔을 맛봤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 모델 수가 갑자기 늘면 신제품 완성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회사는 큰 손실을 떠안을 뿐 아니라 후방 산업 경쟁력이 오히려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