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찍어낸다고?

영국 과학연구진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3D 인체 장기를 만들 수 있어 의약품 임상시험에 동물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장기이식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6일 영국 에든버러 헤리엇와트 대학 연구진은 영국 물리학연구소(IPO) `바이오 파브리케이션`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수 제작한 밸브 방식 3D 프린터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복사했다고 밝혔다. 월 슈 교수는 “면역 부작용이 없는 자기 신체 복제 장기를 만들 수 있다”며 “머지않아 생체 조직검사용 세포 정도는 3D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에 따르면 3D 프린터로 배아줄기세포 구조물을 찍어내는 과정은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물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줄기세포와 배양액을 섞은 `바이오잉크`로 매우 얇고 작은 세포 구조물을 찍어내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프린터 노즐을 통과한 99% 배아줄기세포는 어떤 장기조직의 세포로도 분화해나갈 능력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조직 인쇄` 시대가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난관을 해결하기까지 법적·윤리적 장치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전문업체 로슬린 셀랩의 제이슨 킹 대표는 “이번 실험은 장기적으로 가치 높은 결과를 가져올 과학적 진전이라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며 “신약 실험이 가능한 세포 조직이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장기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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