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내기식 특허 공방을 펼쳤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감정싸움을 끝내고 화해하기로 합의했다.
4일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김재홍 지식경제부 실장은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분쟁 해소를 위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회사의 대표가 화해를 위해 만난 것은 지난해 4월 기술 유출 공방을 시작한 뒤 처음이다. 지난 반년 간 소송에 소송을 거듭하면서 감정의 골만 깊어져 가던 이들은 김 실장의 주선으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날 회동에서 양사 대표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화해하겠다`는 원칙에는 합의했다고 밝혔다. 큰 틀에서 원만하게 해결하기로 하면서 이후 임원진이 만나 분쟁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불과 지난달까지도 법정 공방을 지속해, 현재 총 6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정 기술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정싸움으로 치달아 공방 범위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LCD 등으로 넓어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추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업계 전체로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싸움이 심화되면 협력사 대리전과 고객사 공격 등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 두 대표 간 합의는 이같은 확전 양상에 일단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양사 법적 대응의 시발점이 됐던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다. 지난해 9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낸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은 이달 내 판결이 예정됐다. 두 대표가 화해하면서 선고 전 소 취하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세 사람은 오찬을 끝낸 후 모두 만족한 듯 밝은 얼굴로 자리를 떴다.
김 실장은 오찬 이후 “두 회사가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을 일치했다”며 “이번 회동은 화해를 위해 만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큰 방향에서 하나씩 해결해 가겠다“고 했고, 한 사장도 “구체적인 화해 방안에 대해서는 임원 간의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