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온라인 대문(大門) 경쟁 '돈 쏟아 붓는다'

은행권이 `인터넷 대문(大門)` 경쟁에 나섰다.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 이용이 증가하자 오프라인 지점에 투입하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홈페이지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홈피 전쟁`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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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새로운 컨셉트의 홈페이지를 선보이거나 인터넷뱅킹을 포함한 사이트 전면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4월 시행되는 장차법(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도 홈페이지 전면 재구축 촉매제로 작용했다. 현재 홈페이지로는 장애인 포함 정보소외 계층을 차별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행장 신충식)은 `토종 민족은행`이라는 컨셉트로 사이트 개편을 추진 중이다. 바탕화면 안의 메뉴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대신 고객 감성을 자극하는 코드를 군데군데 심었다.

인터넷 뱅킹 이용 시 다소 무겁고 딱딱한 금융거래 이미지를 없애고 대한민국의 아름다움, 꿈과 희망 등 민족 은행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강조했다. 농협이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운 이미지 컷 또한 가족, 믿음, 꿈, 신뢰로 금융사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서정 코드를 담았다.

신한은행(행장 서진원)도 `감성과 심플의 조화`에 역점을 뒀다. 불필요한 메뉴, 상품 소개 등을 과감히 없애는 대신 메인 화면 전체를 코스모스, 여름바다, 일출 등 작품 사진으로 대체했다. 고객 감성에 터치하겠다는 시도다.

주요 업무 메뉴는 고정 위치에 두고 스킨 전체를 1개월 간격으로 변경해 가면서 홈페이지 디자인 개편 없이도 고객에게 업무의 불편함 없이 새롭고 달라진 느낌을 전달한다.

하나은행(행장 김종준)은 `스마트`를 대문 전면에 내세웠다.

다른 은행이 메뉴 바를 중심으로 메인 페이지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하나은행은 매 콘텐츠를 마치 스마트폰에서 앱(애플리케이션)을 띄우듯이 화면 전체에 가득 채워서 보여준다. 스마트폰 화면을 고객이 가장 친숙하게 느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개인화 서비스라는 깜짝 서비스를 홈페이지에 녹여냈다.

고객에게 일대일 맞춤형 상품, 이벤트, 서비스 등을 추천해 주는 개인화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기능은 사전에 eCRM으로 고객의 연령, 성별, 재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고객에게 필요할 만한 상품 등을 미리 예측해 추천하는 기능이다.

KB국민은행(행장 민병덕)은 누구나 사용가능한 범용적 홈페이지 구축을 모토로 내걸었다.

기술적인 환경(하드웨어 성능, OS, 브라우저 등)에 관계없이 장애인과 고령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차별 없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오픈웹 기반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전면 적용했다.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은 개인과 기업 고객을 구분하는데 역점을 두고 글로벌 뱅킹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 최초로 6개국어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편했다.

장차법 시행 관련 2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인터넷 뱅킹`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단계별로 고객이 거래메뉴를 찾던 방식에서 고객의 필요정보 중심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고객의 거래경험을 저장, 기억하는 메뉴 히스토리나 마이메뉴(우리 ME)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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