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들의 101가지 자위 기술` `남자를 사로잡는 섹스 테크닉`
보기에도 낯 뜨거운 제목의 전자책이 시장을 `빨갛게` 물들였다. 스마트폰에서 나 홀로 보는 전자책의 특성 때문에 성인 콘텐츠가 환영 받는 세태를 반영한 마케팅이다.

교보문고는 지난 17일 `전 세계 최초 새빨간 이북전`이라는 기획전을 시작했다. 19세 이상 콘텐츠 50여종을 모아 `엄선` `므훗` `후끈`이란 이름으로 분류했다. 교보문고는 지난 9월 보유 전자책 중 `19금` 콘텐츠가 총 1060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실제로 판매된 것은 925종으로 판매 비율이 87.3%다. 등록된 19금 도서 거의 대부분이 판매된 셈이다.
안병현 교보문고 디지털콘텐츠사업운영팀장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인기를 끌면서 19금 도서가 전자책 시장에서 잘 팔리는 콘텐츠로 떠올랐다”며 “전자책의 특성상 책 제목이나 표지가 노출되지 않아 공공장소에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예스24에서도 19금 도서가 많이 팔린다. 예스24의 전자책 베스트셀러 톱10 중 6권이 19금 도서다. 예스24 관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표지가 안보여 무엇을 읽는지 상대방이 모르니 잘 팔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점 입장에서는 19금 도서가 잘 팔리기 때문에 `기획전`을 종종 한다”고 전했다.
전자책 시장이 19금 콘텐츠로 물들어 가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성대훈 한국이퍼브 총괄이사는 “실용서와 경영서, 인문학 등으로 전자책 분야를 넓혀가기보다 19금 소설을 장려하고 있는 문화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한 번 읽고 버린다는 전자책 소비패턴을 업계가 조장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