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기획]`나로호가 하늘 길 열던 날`

30일은 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말대로 `항공우주의 날`이 됐다. 여섯 번째 시도 끝에 나로호가 위성을 우주궤도에 정상적으로 올려놨다.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6차례나 발사 준비를 해야 했던 640여 항우연 임직원 모두는 이날 울고 또 울었다. 연구원 한명 한명은 그동안 시커멓게 탄 `가슴`을 그렇게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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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안다. 가슴속 멍울이 쉽게 녹지 않을 것임을….” 나로호가 고흥나로센터에서 발사된 지 700초가 넘어서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강당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3차 발사 성공`이라는 자막이 나타나자, 모여 있던 200여 연구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1분도 넘게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눈물도 흘렀다. 함성은 복받친 절규였고 끝내 마무리 지었다는 마지막 자존감이었다.

2009년과 2010년 연이은 나로호 발사 실패 이후 이들은 발사체 개발의 헤게모니를 반납해야 했다. 정부는 한국발사체사업단을 아예 새로 꾸렸다. 예산은 해마다 줄어 반 토막이 났다. 사업 자체가 없어질 위기까지 겪었다.

당시 기관장은 실패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관련 연구원들은 하나둘 기회만 되면 기업으로, 대학으로 떠났다. 지난해 두 번의 발사 연기로 그나마 남아있던 연구원들의 자존심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연말 북한이 `은하 3호`발사에 성공했을 때는 “도대체 니들은 뭐하냐”는 식의 싸늘한 시선 때문에 출근하기도 겁났다. 서울 관가로 출장가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는 한 연구원의 탄식이 항공우주분야 연구원들이 처했던 현실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발사체 한두 번 쏴보고 성공하는 게 오히려 이상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 탓이다.

이날 현장에는 고흥 발사장엘 가질 못하고 대강당에서 연구원들과 발사 전 과정을 지켜본 이주진 항우연 전 원장은 말을 잇지 못하고 내내 울먹였다. 그에겐 말이 필요 없었다.

지난 4년간 여섯 번이나 발사 준비를 해야했던 연구원들의 마음고생 또한 더 얘기해서 무엇하랴. 이번 나로호 성공은 발사체 1단을 러시아에서 사왔다는 지적이 나올지라도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의 이정표가 틀림없다. 오는 2021년, 아니 앞당겨질 수도 있는 `KSLVⅡ` 발사 성공과 달 탐사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 파이팅!!!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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