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약발 떨어져…통신사 "이럴수가"

보조금 지급에 허리케인 샌디 영향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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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약발 떨어져…통신사 "이럴수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버라이즌·AT&T 4분기 실적·스마트폰 판매 추이

늘어나는 스마트폰 판매에도 미국 통신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로 붕괴된 통신장비 복구에 쓰인 돈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데다 기기 교체에 따른 보조금 지원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에 따른 마진이 줄면서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1·2위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아이폰5` 판매가 본격화 된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라이즌과 AT&T는 이 기간 각각 42억2000만 달러(약 4조5000억원)와 38억6000만 달러(약 4조1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두 기업 모두 샌디로 파괴된 설비 복구로 인한 손실이 큰 타격을 준 가운데, 아이폰5 출시 효과가 미미해 적자폭을 상쇄하지 못했다. 또 장기 약정에 따른 기기 할인과 보조금 지급으로 이익률이 급감했다.

로이터는 “649달러(약 69만6500원)짜리 아이폰5를 장기약정을 맺어 199달러에 공급하는 영업전략은 통신사의 이익률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아이폰5가 매출은 키웠지만 수익 증가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기기 변경 고객이 많아지면서 보조금 부담은 더 늘어났다. AT&T는 4분기 판매한 860만대의 아이폰 가운데 16%만이 신규 가입자였다. 버라이즌도 이 기간 62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지만 30%만 신규 고객이었다. 나머지 고객은 모두 기기 변경이었다.

기기 변경 고객이 는다는 것은 통신사의 신규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이클 매커마크 노무라증권 분석가는 “이미 보조금을 지급받았던 고객이 새 폰을 구입하면서 또 보조금 혜택을 본다”면서 “이것이 통신사의 마진 압박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확대될 전망이다. AT&T와 버라이즌은 이 기간 각각 1020만대와 9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덕분에 시장점유율도 33%(AT&T)와 32%(버라이즌)으로 초박빙 상황이다.

두 회사는 고육지책으로 운영하고 있는 보조금 정책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표] 버라이즌과 AT&T의 4분기 실적과 스마트폰 판매 추이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