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히타치 연합에 대항
일본 도시바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연내 화력발전설비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지난해 11월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제작소가 화력발전용 설비사업을 통합한 데 이은 것이라 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24일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화력 발전소 투자액은 꾸준히 늘어나 2035년까지 850조엔(약 1경원)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간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GE는 가스화력발전의 핵심 설비인 가스 터빈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35%를 차지, 독일 지멘스와 선두를 다투고 있다. 도시바는 터빈 회전에서 전기를 생산하기까지 과정에 필요한 발전기 주요 설비를 제조 중이며 최근에는 발전소 건설에도 뛰어들었다. 도시바는 지난 2006년 미국 원자력 대기업 웨스팅하우스(WH)를 54억달러에 인수하고 경영 자원을 원전에 집중해왔다.
앞으로 두 회사는 발전 효율이 높은 출력 100㎾ 규모의 천연가스용 터빈을 공동 개발한다. 또 이보다 가격대가 저렴하면서 고효율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조합한 `가스터빈복합사이클(GTCC)`도 만든다. 이를 기반으로 수요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도쿄 전력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해 화력발전소 증설을 서두르고 있는 일본의 전력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약 30개가 추가 증설될 예정이다. 석탄 화력 비율이 높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도 유력한 고객이 많다. GE는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남미와 아프리카뿐 아니라 인도 등 신흥국에 강력한 영업망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와 GE의 화력발전설비 부문 통합으로 세계 발전업계의 재편이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주력할 대형 가스 터빈은 제조가 어려워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GE, 지멘스, 미쓰비시 3개사에서 글로벌 점유율 90%를 쥐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GE와 미쓰비시가 각각 협력군을 얻은 만큼 향후 지멘스와 4위 사업자 프랑스 알스톰 등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화력발전 능력(용량 기준)은 2035년에 2009년대비 70%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100만㎾급 출력을 가진 대형 발전소가 2000개 이상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의 절반 수준인 천연 가스를 원료로 한 화력발전이 당분간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