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미래를 말한다]<4>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열어갈 알파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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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제개발을 시작한지 반세기만인 2011년,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규모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도 무역 1조달러를 유지하며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독일은 25년, 일본·영국·프랑스는 30년이 걸린 데 반해 우리는 무역 1000억달러 달성 이후 23년 만에 1조달러 국가 진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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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성장의 밑바탕에는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체계적인 산업 발굴·육성이 있었다. 석유화학·조선·자동차·철강 등 전통적 주력 산업과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IT 중심 첨단 산업에 정부의 꾸준한 R&D투자는 수출 증가와 더불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 FTA로 상징되는 블록화, 중국의 급속한 성장 등 주변 환경 변화는 무역 1조달러 유지와 2조달러 달성이라는 목표에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한 9개국 중 2개국은 주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의 부재로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무역의존도가 높고 수입과 수출 간 불균형이 심해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통 주력산업과 첨단산업 제품 수출은 규모에 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한다.

무역 1조달러를 유지하고 무역 2조달러 시대,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존 핵심 산업 확대와 더불어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0년을 기준으로 전반적인 GDP 기여도와 수출 기여도를 살펴보면 석유화학·철강·자동차· 기계 정밀기기 등 5대 전통 주력산업과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IT 중심 3대 첨단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정적인 1조달러 시대를 유지하려면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 이상인 조선·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은 시장 지배력 유지 전략을, 5% 이상인 자동차·정밀 석유화학·반도체와 5% 미만인 철강·기계 정밀기기 등은 시장 확대 전략을 취해야 한다.

무역 2조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미래 사회를 조명하고 미래 경제·산업적 이슈와 니즈를 분석해 새로운 비교우위 산업, 이른바 미래 알파(α) 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주요 연구기관은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산업적 이슈에 관한 공통적이고 일관성 있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가 제시한 미래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지식·서비스, 에너지·환경, BT(바이오산업)·HT(보건의료산업), 나노, 로봇 등을 미래 알파(α) 산업으로 꼽는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도 혁신과 신기술 개발에 뒤처지면서 도태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상 유지 보다는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병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 bkaspen@kis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