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칩 구매·소비 기업의 왕좌가 애플에서 삼성전자로 넘어갔다. 애플이 HP로부터 왕좌를 빼앗은 지 2년 만에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이 왕좌를 빼앗은 것이다. 세계 모바일 단말기 시장 성장세와 판매 현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엔가젯 등은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2년 반도체 칩을 가장 많이 사들인 기업이 삼성이며,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칩 구매는 2012년 239억달러(한화 약 25조4774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9%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애플도 전년 대비 14%나 성장해 214억달러어치의 반도체 칩을 구매했지만 삼성전자의 구매력에 2위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미국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장에서 애플을 압도하는 모바일 단말기 판매 실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칩 구매 기업이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칩 구입 기업 톱10 중에 PC 업체는 HP, 델 등이 있다. 3위의 HP는 전년 대비 13% 줄어든 140억달러어치의 반도체 칩을 구매했다. 델은 4위로, 86억달러어치의 반도체 칩을 구입했다.
소니는 전년도 8위에서 2012년 5위로 올라섰는데 1.9% 상승한 79억달러어치를 구매했다. 이는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니의 부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날리스의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조사에 따르면 소니는 880만대의 스마트폰을 공급해 3위에 올랐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2010년에는 애플이 HP를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소비 기업으로 부상했었다. 역시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상승세 때문이다. 2011년 5월 발표된 IHS 아이서플라이의 2010년도 반도체 칩 소비 조사에 따르면 애플이 전통적 1위였던 HP를 처음으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애플이 2010년 사들인 반도체 칩은 175억달러어치 규모였다. 당시 139억달러어치 구매한 삼성전자는 2위 HP(152억달러어치 구매)의 뒤를 이어 3위였다. 2010년~2012년 세계 반도체 칩 구매 현황은 같은 기간 동안 세계 스마트폰 및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장과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