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T&T, 국내 휴대폰 업체에 무선충전 솔루션 기본 탑재 `종용`

미국 통신사업자 AT&T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차세대 제품에 자기유도방식 기반 무선충전 솔루션을 탑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래 스마트폰의 사용자 편의성이 강조되면서 무선충전 수요가 개화하는 추세다. AT&T가 무선충전 솔루션 조기 도입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T&T는 최근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PMA(Power Matters Alliance) 방식 무선충전 솔루션을 차세대 스마트폰에 기본 적용키로 협의 중이다. PMA는 글로벌 대기업인 P&G, 듀라셀과 이스라엘계 무선충전 솔루션 전문 업체 파워매트를 주축으로 지난해 1월 결성된 연합체다. AT&T는 지난해 말 신규 회원사로 가입했다. PMA 관계자는 “최근 AT&T의 주도로 LG전자, 팬택과 임베디드 방식 무선충전 솔루션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며 “얼마전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무선충전 솔루션은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대중화가 어려웠다. 스마트폰에 무선충전 코일이 내장돼 있어도 주변에 송신기가 없으면 유명무실한 기능으로 전락한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무선충전 시장성을 저평가했던 이유다.

그러나 PMA는 지난해부터 미국 내 주유소, 공항, 공공시설 등에 지속적으로 `핫 스팟`을 구축,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 지역 스타벅스 17개 매장에 무선충전 패드를 공급하기도 했다. AT&T는 자사 통신망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에 PMA 무선충전 솔루션을 내장해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팬택은 물론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AT&T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다소 의견 차이가 있어도 결국 AT&T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향후 세계무선충전전력협회(WPC)의 기술을 기본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MA의 무선충전 솔루션은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기술이 기반이다. 충전패드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으로 전자기기에 내장된 코일에 유도 전류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한다. 현재 WPC가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PMA는 독자적인 전력 전송 주파수를 사용해 기술을 차별화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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