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2위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ZTE의 명암이 해외사업에서 갈렸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ZD넷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등지에서 해외사업을 늘린 화웨이는 큰 폭으로 성장한 반면에 ZTE는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는 실적 예상치 발표에서 지난해 매출이 2202억위안(약 36조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 오를 것으로 밝혔다.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154억위안(약 2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화웨이는 실적 호조에 기여한 임직원들의 공로를 인정해 순이익의 81%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ZTE는 지난해 26억~29억위안 규모의 순손실을 예상했다.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할 것 전망이다.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지연과 모바일 기기 매출 감소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실적 발표는 화웨이와 ZTE가 미국 정부의 `스파이설`에 부딪쳐 해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희비가 갈린 것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화웨이는 지난 3년간 매출 증가 속에서도 수익이 악화돼 왔었지만 지난해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늘어나 턴어라운드 했다. 미국과 호주에서 통신장비 판매가 금지된 가운데 매출의 66%를 해외에서 올렸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판매가 774억위안(약 13조2145억 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성장을 견인했고 아시아·아프리카·유럽 지역 통신장비 판매 선두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이 736억위안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출 구조가 바뀐 것이다.
WSJ는 화웨이가 ZTE 등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들보다 통신사들과의 계약시 가격협상 등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엔터프라이즈 그룹 매출도 25%나 올라 효자노릇을 했다.
올해는 두 회사 모두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ZTE는 가격 구조가 개선돼 올 수익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는 올해 약 10~12%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캐시 멍 화웨이 CFO는 “통신사들은 올해 약 5%의 네트워크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웨이는 약 네트워크 사업 분야 판매를 약 10% 늘릴 것”이라며 시장 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표] 화웨이와 ZTE가 발표한 2012년 실적 전망치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