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독자 개발한 터치스크린(TSP) 제조 장비를 앞세워 `북벌`에 나섰다. 근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TSP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정 장비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이 회사는 중국의 대형 국영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 해외 업체들이 장악한 장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TSP 전문 업체 이엔에이치(대표 이오준)는 최근 중국 국영 기업인 장성카이파와 인듐산화전극(ITO) 열처리(Anneal), 메탈 스퍼터링(Metal Sputtering) 등 TSP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를 공급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성카이파가 TSP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오는 2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장비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엔에이치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TSP 핵심 공정 장비는 일본 알박(ULVAC) 등 해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해 비용 부담이 크다. 이엔에이치는 공정 효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해외 업체들의 제품보다 최대 50% 저렴한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성카이파 뿐 아니라 국내외 TSP 업체들로부터 공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TSP 업체가 공정 장비를 수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전자그룹(CEC) 자회사인 장성카이파는 그동안 표면실장공정(SMT) 등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했다. 올해 TSP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후이저우(惠州) 지역에 18만㎡ 규모의 공장 부지를 확보, TSP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올 3월 완공 예정이며 오는 3분기 라인가동이 목표다. 10인치 크기 기준 월 100만개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엔에이치 관계자는 “초도 장비 공급으로 2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장비 제품군을 확충, 국내외 TSP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