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 인식 조사]성공? 학생은 `창업가` 사회는 `대기업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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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과 우리 사회의 성공 기준이 다르다?`

전자신문과 오픈서베이가 공동 조사한 결과 두 기준에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했다.

먼저 자신이 볼 때 `성공한 사람`을 꼽아달라고 하자 `창업 기업인` 비중이 35.3%로 높았다. `전문직 종사자`(26.0%)가 뒤를 이었으며 `대기업 종사자`는 13.3%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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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보는 성공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42.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문직 종사자(19.5%)가 다음이었으며 `창업 기업인`(15.8%)은 그 뒤였다. 많은 학생이 주변에서 창업보다는 대기업이나 전문직 진출을 원한다고 보는 셈이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인턴기자 의견도 같았다. 김주아 기자(서울여대 경제학과 4년)는 “창업으로 성공하려는 사람도 주위 사람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김도현 기자(서울여대 언론홍보학과 3년)도 “주변에서 대기업에 가면 `취업 잘했다`고 하는 인식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창업 환경이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전체의 67.8%가 실리콘밸리와 비교해 환경이 `나쁘다`고 답했으며, `모르겠다`는 답변이 25.2%였고 7.0%만이 `좋다`는 의견이었다. 모 대학 학생창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큰 그림에서 도와주는 것은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세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생 관심 부족과 실리콘밸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박소영 연세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실리콘밸리보다 우리나라 환경이 좋아 한국에 창업하려 오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으며 김경환 성균관대 교수는 “엔젤투자 등 초기 환경은 부족하지만 창업 지원 인프라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창업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절반가량인 49.1%가 `창업 기업이 살아나기 힘든 불공정 거래관행`을 들었다. 대학가에서도 `경제민주화` 등 공정거래 필요성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정부 지원제도 취약`(21.9%)과 `자금 조달 어려움`(14.3%)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차기 정부 청년 창업 활성화 과제로는 `실패 후 재기 가능한 환경 구현`이 28.2%로 가장 높았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자금을 빌렸다가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창업자 정책금융 프로세스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창업 자금 지원 확대`(22.0%) `창업 컨설팅 지원 확대`(19.8%) `창업 문화 확산`(10.8%) 등이 뒤를 이었다.

창업 성공요소로는 49.3%가 `아이디어(아이템)`를 꼽았다. 막상 창업하고자 해도 무엇을 해야 할지 정보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대 학생은 “창업에 관심이 있어 고민했다가 아이템을 못 찾아 접었다”며 “학교생활하며 창업 아이템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아이템에 이어 `마케팅 능력`(16.5%) `자본`(10.7%) `진입 가능한 시장`(7.3%) `경험`(7.2%) 등을 많이 들었다.

창업 시 필요한 자금 규모는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과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이 각각 30.7%와 29.5%였으며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16.3%)과 `1억원 이상`(16.0%) 의견도 적지 않았다. 창업 시 자금조달 방법으로는 `스스로 마련하겠다`는 의견이 36.3%로 높았다. 외부 조달은 `은행 등 금융권`이 30.8%로 `엔젤 등 투자자`(12.3%)와 `정부자금`(10.8%)보다 높았다. `가족` 의견은 9.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창업 시기로는 `재학 중`과 `졸업과 동시에`가 9.0%와 9.5%로 각 10%대였다. `5년 이내 사회생활 후`와 `5년 이후 사회생활 후`가 각각 31.7%와 41.5%로 창업해 성공하기에는 사회생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강예원 오픈서베이 리서치본부장은 “예전 조사와 비교해 청년·대학생의 창업 관심도는 확실히 올라가는 것 같다”며 “다만 젊은층의 기대와 달리 우리 사회가 대기업 종사자를 성공 기준으로 본다는 점 등은 개선 필요성이 보였다”고 말했다.

정대용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학생 창업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 창업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까지는 보여주고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었다면 차기 정부에서는 예비창업자가 경력을 개발해 창업 시행착오를 줄이는 실질적 제도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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