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중간에 새로운 물리영역 존재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물리학계가 지금까지 정설로 받아들이던 이론을 뒤집는 것으로 앞으로 이론적·실용적 측면에서 큰 반향이 예상된다. 특히 차세대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포스텍 김윤호 교수 연구팀과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이론연구진과 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과학전문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Early Edition`에 게재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다중 입자의 양자 간섭 실험을 통해 양자물리적인 특성에서 고전적인 특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양자-고전 전이)을 연구한 결과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중간에 존재하는 새로운 물리영역을 발견했다.
양자물리는 원자나 소립자 등 미시세계의 현상을 기술하는 물리 이론으로 입자도 파동처럼 간섭(중첩) 현상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기초로 한다. 고전물리는 양자물리가 등장하기 전에 만들어진 물리이론으로 거시세계의 현상을 설명에 주로 활용되며, 간섭(중첩) 현상을 고려하지 않는다. 양자 간섭의 유무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다.
그 동안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사이 영역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를 단순 조합해 설명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양자-고전 전이가 일어날 때 물질 특성은 점점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단조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다중입자(광자 4개)를 만든 후 양자 간섭을 점차 약화시켜 양자-고전 전이가 일어나도록 조치해 기존 예상과 다른 새로운 현상(비단조적인 전이 현상)을 관측했다. 이런 비단조적(증가→감소→증가 등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 전이 현상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의 단순 조합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물리영역이다.
연구결과는 다입자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영역을 발견함으로써 양자-고전 전이에 관한 기존 패러다임 변화 뿐 아니라, 미래형 최첨단 컴퓨터인 양자 컴퓨터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호 교수는 “양자물리와 고전물리의 중간영역에는 단순히 양자물리와 고전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물리영역이 존재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다입자에 관한 연구, 예를 들면 (양자통신, 양자컴퓨터 구현에 꼭 필요한) 양자 얽힘 현상이나 상보성 원리 연구 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